전시강국 독일, 전시장 인프라 개선에 1.2兆 투자 [M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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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메쎄(Berlin Messe) 전시장 옥상에 설치 중인 태양광 시스템 (사진=독일전시산업협회(AUMA))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세계 전시산업 강국 독일이 2029년까지 총 7억 7060만유로(1조 2200억원)를 들여 대대적인 인프라(시설)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17일 독일전시산업협회(AUMA)에 따르면 베를린 등 독일 전역 전시컨벤션센터는 전시·회의실 증축, 디지털과 태양광·LED 조명 등 친환경 시설 확충 등 전시·박람회 출품기업과 방문객 편의를 위한 현대화 작업에 착수했다. 전역에 70개 전시컨벤션센터를 보유한 독일은 전체 시설(전시장·회의실 포함) 면적이 325만㎡로 48만㎡가 조금 넘는 한국의 7배가 넘는다.

라스베이거스 CES, 바르셀로나 MWC와 함께 세계 3대 정보기술(IT) 산업 박람회에 속하는 IFA가 매년 열리는 베를린 메쎄는 센터 옥상에 축구장 7개 크기인 5만㎡ 규모 태양광 시스템을 도입한다. 연간 생산 가능한 전력량은 약 8.5GWh(기가와트시)로 2인 가구 기준 3666세대가 1년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와 올해 인프라 확충에 4300만유로(680억원)를 들인 뒤셀도르프 메쎄는 2028년 완공 목표로 전시장 개보수와 신축에 총 3억유로(4700억원)를 투입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위기, 주요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 잇단 노조 파업에 따른 산업 생산 감소 등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던 독일 전시산업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AUMA는 “이미 지난해에만 베를린 등 주요 센터 인프라 개선에 1억 3000만유로(2000억원)가 투입됐다”며 “주요 센터의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는 지난 2022년 채택한 ‘기후 중립’(Climate Neutrality) 달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독일 10대 전시장

연평균 350건의 무역 박람회가 열리는 독일은 유럽은 물론 세계 전시·박람회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AUMA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독일 전역에서 열린 322건의 무역 박람회엔 전 세계에서 전년 대비 9.2% 늘어난 20만 4000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했다. 방문객도 전년보다 3.2% 늘어난 1170만 명을 기록했다. 연중 가장 많은 행사가 몰린 1분기 철도·공항 등 대중교통 노조 파업이라는 악재 속에서 올린 성과다. 지난해 독일 전시업계는 철도·항공 노조 파업으로 50개가 넘는 무역 박람회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1분기에만 방문객이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이번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한 단기 전략 외에 인프라의 친환경성을 높여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는 장기 포석이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예른 홀트마이어 AUMA 상무이사는 “독일은 여전히 연간 전 세계 무역 박람회의 3분의 2가 열리는 세계 최고의 전시산업 중심지”라며 “센터들의 대규모 인프라 개선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압도적 위상과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독일 전시업계는 2022년 AUMA를 중심으로 ‘환경 지속가능성 표준’을 채택했다. 전 세계에서 구체적인 시기와 목표를 명시한 전시산업 분야 탄소 중립 계획을 내놓은 건 독일이 최초다.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0) 달성을 목표로 내건 환경 지속가능성 표준은 각종 물자 조달, 재활용 소재와 친환경 에너지·장치, 물류, 여행 등 총 9개 분야에 걸친 실천 계획과 목표를 담고 있다.

바바라 마리아 뤼더 AUMA 지속가능성 총괄 매니저는 “무역 박람회는 기업은 물론 인류 경제 활동의 지속가능한 미래 해법을 찾는 문제 해결의 장”이라며 “환경 지속가능성 표준은 이러한 무역 박람회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자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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