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약속 지키려 용돈 턴 KT 권동진 “내겐 큰 70만 원, 그래도 좋은 일이죠!”

1 day ago 3

KT 권동진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경기 8회초 역전 결승 2타점 3루타를 친 뒤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권동진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경기 8회초 역전 결승 2타점 3루타를 친 뒤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좋은 거죠!”

KT 위즈 권동진(27)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교체출전해 결승타를 포함한 1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부터 2연승을 달린 KT는 시즌 65승4무62패를 마크하며 4위를 지켰다.

이날 KT의 승리에는 권동진의 활약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7회초 강백호의 대주자로 동점을 만든 권동진은 4-4로 맞선 8회초 1사 1·2루서 역전 2타점 3루타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2021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KT에 입단한 그는 데뷔 5년 만에 첫 결승타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이튿날인 12일 생일을 맞는 권동진에게는 이날 결승타가 ‘셀프 선물’이 된 셈이다.

올 시즌에는 축하를 할 일도, 받을 일도 많이 생긴다.

지난해 12월 새신랑이 된 그는 올해 KT의 차기 주전 유격수 자격을 보여주며 데뷔 첫 올스타에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지난 7월 올스타전에 앞서선 함께 별을 단 타팀 선수들을 축하하는, 일명 ‘축하사절단’ 콘텐츠로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위즈TV’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그는 고깔모자를 쓴 채 올스타로 선정된 선수들을 한 명씩 호명하며 축하 메시지를 건넨 뒤, 피리를 불어 재미를 더했다.

이 콘텐츠는 KT뿐만 아니라 다른 9개 팀 팬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많은 팬이 ‘축하사절단’을 패러디한 콘텐츠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렸고, 권동진은 재미난 콘텐츠를 만든 팬을 직접 뽑아 올스타 선정 공약을 지키기로 했다.

그는 올스타에 선정되면 수원KT위파크에 팬들을 초청해 구장 안의 먹거리들을 무한으로 제공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실제로 권동진은 지난 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 팬들을 초청했고, 사비를 들여 푯값과 선물할 유니폼 구매 비용, 식비까지 모두 지불했다.

KT 구단 관계자는 “원래 두 분씩 두 팀으로 총 네 분을 초청하는 게 공약이었는데, 권동진 선수가 더 많은 팬을 초청하고 싶어 해 (콘텐츠) 당첨자를 늘렸다”고 귀띔했다.

KT 권동진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경기 8회초 역전 결승 2타점 3루타를 친 뒤 2루로 뛰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권동진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경기 8회초 역전 결승 2타점 3루타를 친 뒤 2루로 뛰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이날 권동진의 초청으로 야구를 관람한 조민서 씨는 “건강하게 야구선수의 본분만 해줘도 감사한데, 이렇게 팬들을 위한 이벤트까지 신경 써줬다는 사실이 감동적이고 감사하다.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선수”라고 전했다.

함께 초청된 팬 모두 권동진이 사비로 구매한 초밥, 통닭 등을 경기 개시 30분 전 전달받고, 6회말 종료 후에는 권동진이 준비한 디저트로 입가심했다.

KT 구단 관계자는 “이날 권동진이 사비로 쓴 비용만 총 70만 원”이라고 밝혔다.

권동진은 “비용이 많이 들 줄은 몰랐는데(웃음) 아내가 ‘그러게 왜 그런 공약을 했느냐’며 장난쳤다”고 웃은 뒤 “그래도 팬 분들에게 공약을 지킬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70만 원은 내겐 큰 돈이다. 그래도 아내에게 ‘용돈을 올려달라’곤 하지 않았다(웃음). 우리 부부의 계획이 있다. 착실히 모을 거다”라고 말했다.

권동진은 올해를 계기로 KT의 주전 유격수는 물론, KBO리그의 굵직한 선수로 성장할 힘을 얻고 있다.

그는 스프링캠프 당시 일명 ‘스페셜 조’(권동진·유준규·강민성·윤준혁 등)에 포함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고, 그의 성장을 눈여겨본 이강철 KT 감독은 꾸준한 기회를 줬다.

권동진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뛸 수 있었던 건 모두 감독님께서 내게 신임을 보내주신 덕분”이라며 “내게 기회를 주시지 않았다면 오늘(11일)과 같은 활약도 결코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