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신진우]對美 강경 발언, 트럼프의 청구서 키운다

1 day ago 14

신진우 워싱턴 특파원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은 협상 대상이다.” 미국 하버드대의 스티븐 월트 교수(국제정치학)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방식을 이렇게 요약했다. 동맹에도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고, 이미 합의한 내용마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태도를 꼬집은 것이다. 한국도 ‘트럼프식 거래’ 외교에서 예외일 순 없다. 그런데 최근엔 한국 정부와 정치권의 잇단 강경 발언과 대응이 가뜩이나 어려운 한미 관계에 기름을 붓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일방적 압박에 맞서기도 벅찬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외교적 부담을 키우고 있단 것이다.쿠팡-전작권-정보 공유… 잇따르는 갈등 쿠팡 문제가 대표적이다. 개인정보 유출과 불공정 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는 정당한 법 집행이다. 미국 기업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미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의 쿠팡 조사를 ‘차별적 공격’으로 규정하고,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까지 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대우’를 요구하는 등 국내 규제 문제가 통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의 강경 대응과 불필요한 정치적 공방은 미국에 추가 압박의 빌미만 준다. 정당한 규제의 명분이 정치적 논란에 가려질 수 있단 것도 문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논란도 심상치 않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준을 거론하자 국방부 대변인은 “골대를 계속 옮기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권 일각에선 사과와 발언 철회까지 요구했다. 군사적 준비 태세와 동맹과의 관계가 걸린 사안을 이처럼 공개 설전으로 끌고 가는 게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진 따져봐야 한다. 정보 공유 문제도 민감하다.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 논란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관련 발언이 불을 지폈다. 이후 정 장관은 “미국이 틀렸다”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정보 판단에 이견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보 협력의 토대는 신뢰다. 특히 대북 감시·정찰 등 핵심 정보에서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공개적인 충돌로 협력 관계가 훼손되면 감수해야 할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트럼프에겐 갈등도 협상 카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은 트럼프식 거래 외교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한국은 상업성을 따져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540억 달러 투자를 기정사실로 발표했다. 합의되지 않은 사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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