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계자 아냐"…2인자 밴스 실세일까, 허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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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후계자 아냐"…2인자 밴스 실세일까, 허세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JD 밴스 부통령을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당신의 후계자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다. 밴스 부통령이 후계자라는 세간의 인식에 선을 그은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과 함께 아직 이르긴 하지만 밴스 부통령의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그(밴스)는 매우 유능하고 일을 훌륭하게 하고 있다”면서도 “(당내) 유능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또 “그것(후계자를 정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11월 중간선거 전 밴스 부통령이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 지지를 요청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이번이 미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위대한 취임 초기라고 많은 사람이 말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통령이 이런 답변을 한 건 취임 초부터 후계 문제를 거론할 경우 레임덕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란 관측이 많다. 친트럼프 성향의 뉴욕포스트는 “트럼프가 2029년 두 번째 임기를 마쳤을 때 헌법상 퇴임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흐리기 위해 밴스를 후임자로 거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3선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듯한 제스처를 보인 것도 권력 누수 현상을 막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후계자 아냐"…2인자 밴스 실세일까, 허세일까

미 정가에선그동안 밴스가 공화당 차기 주자 중 최선두라는 평가가 많았다. 폭스뉴스도 “미 중간선거 이후 밴스 부통령이 (후계자)직책을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도 “40세 신인 정치인(밴스)이 트럼프를 계승할 주자 중 서열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밴스의 입지가 보장된 건 아니라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차기 대선 직전까지 당내 잠룡들을 충성 경쟁 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을 지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밴스의 강력한 경쟁 상대 중 하나다. 미국 정치 전문가인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루비오를 국무장관에 임명한 것도 밴스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밴스와 루비오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주니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등이 차기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당시 오하이오주 초선 상원의원이던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며 정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역)의 가난한 가정 출신인 밴스는 불법 이민 등 핵심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적 색깔이 비슷하다.

하지만 부통령 후보 지명 전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적도 있었다. 2016년 처음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밴스는 “정말 멍청한 놈”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뉴스위크는 “밴스가 부통령이 된 후 미래의 대통령 후보이지만 모든 공화당원이 밴스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선거 유세에서 그의 호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지적했다. 밴스는 부통령 당선뒤 차기 대선과 관련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USA투데이는 “미국 역사상 15명의 부통령이 대통령이 됐지만 그중 8명은 대통령 재임 중 사망시 승계한 것”이라며 “밴스가 트럼프 지지층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계’의 많은 지지를 받겠지만 다른 보수 후보들도 대선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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