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옥 쏟아질것” 친이란 후티반군에 취임후 첫 대규모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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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박-항공기 등 상대 테러행위”
후티 거점 타격해 최소 132명 사상… 후티 “확전에 확전으로” 보복 선언
핵협상 거부한 이란 경고용 해석도
이스라엘, 가자 공습 최소 9명 숨져

15일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 공격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홍해에 배치한 중부사령부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에서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 출처 미 중부사령부 X

15일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 공격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홍해에 배치한 중부사령부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에서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 출처 미 중부사령부 X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지옥이 너희 위로 쏟아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에 대규모 공격을 명령했다. 미국의 이번 공습으로 예멘에서 최소 31명이 숨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뒤 해외에서 진행된 첫 번째 대규모 공습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1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은신처를 공격했지만 이 공습은 소규모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 등에서 미국의 군함, 상선, 항공기 등을 공격했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이번 공습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후티에 대한 공격이 미국의 핵 협상 제안을 거부한 이란을 향한 경고란 해석도 나온다. 후티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더불어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반미, 반이스라엘 활동을 펼쳐 온 이른바 ‘저항의 축’의 일원이다. 지난해 이스라엘군의 파상 공세와 지휘부 암살로 사실상 무력화된 하마스와 헤즈볼라보다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공습으로 최소 9명이 숨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위태로운 휴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다시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 트럼프 “이란, 후티 지원 즉시 중단하라”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미군에 예멘의 후티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결정적이고 강력한 군사 행동을 개시할 것을 명령했다”며 “그들은 미국과 기타 국가들의 선박, 항공기, 드론을 상대로 끊임없는 해적 행위, 폭력, 테러 행위를 벌여 왔다”고 밝혔다. 후티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이 발발한 뒤 홍해와 아덴만 등에서 미국, 영국, 이스라엘 선박 등을 공격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는 2023년 이후 미국 군함을 174회, 상선을 145회 공격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3일째인 올 1월 22일 후티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같은 날 후티의 거점으로 알려진 예멘 수도 사나에서 미군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 대규모 공습으로, 후티 측은 최소 3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사나=AP 뉴시스

같은 날 후티의 거점으로 알려진 예멘 수도 사나에서 미군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 대규모 공습으로, 후티 측은 최소 3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사나=AP 뉴시스
이번 미국의 공습은 후티 거점인 예멘 수도 사나와 북부 사다주(州) 등에서 이뤄졌다. 후티 보건부는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지고 101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것은 일회성이 아니다. 몇 주는 아니더라도 며칠 동안 지속될 일련의 사건의 시작”이라고 CNN에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내에선 후티가 예멘 북부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더 강력한 공격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이번 공격을 통해 핵 협상 제안을 거부한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경고한다. 후티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지원을 즉시 중단하라”고 했다. 16일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우리는 적들이 이란에 위협을 가할 경우 단호하고 파괴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후티도 “보복 없이 지나갈 순 없을 것이다. 확전에는 확전으로 대응한다”고 선언했다.

● 이스라엘, 가자 북부 공습으로 최소 9명 사망

홍해 등에서 후티의 공격을 야기한 가자전쟁도 점점 휴전과 멀어지는 양상이다.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15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 공습으로 언론인 3명을 포함해 최소 9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에 위협이 되는 드론을 운용하는 두 명의 테러리스트를 확인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들은 민간인으로 자선단체의 후원을 받아 피란처 인근 지역에서 활동했다”며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휴전 협정을 약화시키고 인질 교환 기회를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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