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33년 전 한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총기를 들고 옥상에 있는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주니어는 9일(현지 시각) 트루스소셜에 “루프탑 코리안을 다시 위대하게! (Make Rooftop Koreans Great Again!)” 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지난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상점가를 지키기 위해 옥상에 오른 무장 한인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시 한인 점주들이 한인 상점가를 지키기 위해 자경단을 만들어 대응했던 이미지를 소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것이다.
당시 1992년 LA 폭동 때, 경찰이 철수한 상황에서 폭도의 표적이 된 한인 상점 주인들이 자경단을 꾸렸다. 이들은 총기와 탄약 등을 들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가게를 지켰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물질적인 피해는 컸다. LA 폭동 전체 피해 규모는 10억 달러(약 1조3571억원)였는데 이 중 한인 상점 등의 피해가 4억 달러(약 5428억원)였다.
당시 폭동으로 LA 일부 지역은 사실상 무법 상태였다. 통행금지와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고, 폭도들은 도로를 지나던 차를 멈춰 세운 뒤 운전자를 구타하거나 상점을 방화하기도 했다. 당시 폭동으로 총 63명이 숨지고 2300여명이 다쳤다.
LA 폭동은 공권력의 잔혹 행위 등에 대한 흑인의 분노로 시작됐다. 백인 경찰관 4명이 흑인 운전자 로드니 킹을 잔혹하게 구타했지만, 경찰관들 모두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시위 규모가 커졌다. 나중엔 무장 갱단도 합류하면서 폭동으로 번진 것이다.
다만 현지 언론은 당시 LA 시위에 비해 현재는 인명이나 피해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LA 이민 단속 반대 시위와 1992년 LA 폭동 사태는 위기 수준이 다르다고 전했다.
또 NYT는 “시위자들은 분노를 주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표출했다”며 “다른 주민들에게는 표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현재 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으로 인해 LA에서는 지난 6일부터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 방위군 300명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