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전쟁 참전]
양옆에 밴스-루비오… “영향력 과시”
국방장관-CIA 국장-비서실장 참석
집무실 아닌 ‘이스트룸’서 공습 담화… 오바마 ‘빈라덴 제거’ 공개했던 곳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 3곳을 공습한 21일(현지 시간) 밤 백악관은 ‘워룸(War Room)’으로 불리는 백악관 상황실 사진 7장을 신속하게 공개하며 이번 공습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치적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전 국민이 휴식을 취하는 토요일 밤에 공습 사실을 발표할 만큼 상황이 긴박했다는 점도 널리 홍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가 아닌 공식 행사장 ‘이스트룸’에서 이란 공습에 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스트룸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1년 5월 9·11테러의 주역인 오사마 빈라덴의 제거 사실을 공개한 장소다. 역시 이번 공습의 파급력이 빈라덴 제거에 맞먹을 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백악관이 이날 ‘X’에 게시한 사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구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적힌 빨간색 모자와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한 채 이란 공습을 단행하는 상황실에 등장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이 발언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옆에서 케인 의장의 설명을 듣는 모습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의 포르도 핵 시설에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하는 장면 또한 직접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CBS에 따르면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댄 스커비노 백악관 선임고문,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도 상황실에 동석했다. 다만 뉴욕포스트는 개버드 국장이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핵심 관계자임에도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에 등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올 3월 개버드 국장은 미 의회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발언해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된 견해를 드러냈다.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임박했다는 이스라엘 측 주장을 옹호하며 “그녀(개버드 국장)가 틀렸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공습 작전이 이뤄지기 직전 몇 시간 동안 개버드 국장이 어디에 있었고, 공습 결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웨스트윙에 있는 상황실은 최고 보안시설로, 이곳을 만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 ‘JFK 룸’으로도 불린다. 내부 모습은 언론에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 빈라덴 제거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 또한 이곳에서 빈라덴 사살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5000만 달러(약 687억 원)를 들여 1년간 리모델링했으며 2023년부터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공습 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릭 크로퍼드 하원 정보위원장 등 집권 공화당 지도부에도 공격 계획을 미리 알렸다. 크로퍼드 위원장은 공습 전부터 백악관과 긴밀히 접촉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하하며 정밀하고 성공적인 공습을 수행한 미군 장병들에게 감사하다”고 강조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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