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무역 상대국의 ‘비관세 부정행위’ 여덟 가지 유형을 거론했다. 관세 협상 과정에서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대표적 비관세 부정행위로 통화 조작(환율 조작), 관세와 수출 보조금 역할을 하는 부가가치세, 원가보다 낮은 덤핑, 수출 보조금과 정부 보조금 등을 꼽았다. 또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 기준과 농업 기준을 보호무역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표 사례로 각각 일본의 볼링공 테스트, 유럽연합(EU)의 유전자 변형 옥수수 수입 금지를 들었다. 일본의 볼링공 테스트는 볼링공을 20피트(약 6.1m) 높이에서 떨어뜨려 차량 엔진을 덮는 상판인 후드가 찌그러지는지 보는 것이다. 일본에선 후드가 찌그러지면 부적합 판정을 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인 2018년 이 테스트를 언급하며 미국산 자동차가 일본 소비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일본이 술책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재차 이 문제를 언급한 것은 지난 16일 일본 측 관세 협상 대표단과 직접 마주 앉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상대로 미국산 자동차 수입 확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위조, 불법 복제, 지식재산권 절도 등으로 연간 1조달러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세 회피를 위한 환적도 여덟 가지 불공정 유형에 포함됐다. 한국 정부는 비관세 부정행위 여덟 가지 유형에 한국이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원화 가치가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이긴 하지만 한국이 인위적으로 원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것은 아니며, 부가세의 경우 미국이 기본적으로 EU를 겨냥하고 있다는 게 한국 정부의 판단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