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이듬해 방한… 김대건 성상 설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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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프란치스코 교황, 한국 사랑 각별
광화문 시복미사땐 80만명 몰려
미사 5차례 1000km 강행군

아시아 첫 방문지는 한국… 어린이 축복 2014년 8월 16일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던 길에 한 어린이에게 축복을 해주고 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교황이 된 뒤 첫 번째 아시아 방문이었다. 동아일보DB

아시아 첫 방문지는 한국… 어린이 축복 2014년 8월 16일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던 길에 한 어린이에게 축복을 해주고 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교황이 된 뒤 첫 번째 아시아 방문이었다. 동아일보DB
역대 교황 가운데 한국을 방문한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일하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4년 5월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대회 및 순교복자 103위 시복 시성식’과 1989년 10월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내한해 직접 집전했다. 이후 25년 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다음 해인 2014년 8월 14∼18일 방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박 5일간 한국 정치·종교 지도자와 만나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를 위한 시복 미사’,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등 모두 5번의 미사를 집전했다.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가 열린 충남 서산 해미읍성과 세종 대전가톨릭대, 김대건 신부 생가가 있는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 마지막 미사가 열린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등 방문한 지역의 거리를 따지면 약 1000km에 이른다. 당시 78세의 고령에도 빽빽한 일정을 소화했다.

교황의 방한은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 미사는 약 80만 명의 인파가 몰렸을 정도였다. 교황의 방한은 고 김수환 추기경이 금연을 한 계기도 됐다. 애연가인 김 추기경은 ‘교황님을 근접 수행할 텐데 담배 냄새가 나면 되겠느냐’란 생각에 담배를 끊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사랑은 2023년 9월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설치된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 성상에서도 잘 드러난다. 성베드로 대성당에 동양 성인의 상이 세워진 건 교회 역사상 처음이다.

성상 설치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2021년 8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있는 유흥식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성상 봉헌 의사를 밝히면서 결정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유 추기경이 “성베드로 대성당 외벽 벽감 빈자리에 김대건 성인상을 모셨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자 교황은 흔쾌히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며 동의했다고 한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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