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 합사
작년 10월에도 공물, 참배는 안해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시작된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이시바 시게루’ 명의로 ‘마사카키(眞榊·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지난해 10월 야스쿠니신사 추계 예대제 때에 이어 반년 만에 다시 공물을 보낸 것. 다만 지난번처럼 이번 예대제 기간 중에도 이시바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예정은 없다고 NHK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총리는 개인 입장에서 ‘마사카키’를 봉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 차원의 견해를 말씀드릴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봉납만 한 것에 대해 “중국과 한국의 반발을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2013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마지막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는 재임 중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고 공물만 봉납했고, 이시바 총리도 같은 자세를 이어가고 있다.초당파 의원 연맹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22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 예정이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을 추모하고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들도 합사돼 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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