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군 목숨 살려달라” 푸틴 “항복하면 보장”

4 hours ago 2

‘30일 휴전안’ 두고 치열한 기싸움
푸틴, 美특사 접견 8시간 지연 논란
“트럼프-푸틴 이번주 통화 있을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안’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안을 압박하고 푸틴 대통령은 이에 개의치 않는 듯 버티는 모양새다.

두 정상은 14일 러시아 내 격전지 쿠르스크주에서 전투 중인 우크라이나군의 목숨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기싸움을 드러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금 이 순간,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군에 완전히 둘러싸여 매우 나쁘고 취약한 위치에 있다”며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그들의 목숨을 살려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에서 “그들(우크라이나군)이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면 국제법과 러시아 연방법에 따라 생명과 적절한 대우를 보장받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휴전안에 푸틴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선을 그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미국 특사를 두고도 양측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의 업무가 우크라이나 특사로 좁혀졌음을 알렸다. 그는 이날 “매우 존경받는 군사 전문가인 켈로그 장군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지도부와 직접 거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켈로그 특사의 업무 범위가 변경된 건 러시아 관리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최고위급 논의에서 켈로그 특사를 제외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 백악관 중동 특사도 러시아에서 홀대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윗코프 특사는 13일 점심시간 무렵 모스크바에 도착해 8시간여를 기다리다 늦은 밤에야 크렘린궁에서 푸틴을 만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 뉴스’라고 부인했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하고 있는 ‘30일 휴전안’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동시에 주요 격전지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또 탈환지도 늘리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5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북쪽과 서쪽의 마을 2곳을 추가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쿠르스크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2022년 2월 전쟁 발발 뒤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를 급습한 지역이다. 한때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에서 약 1300㎢를 점령했지만 미국의 군사 지원 부족 등으로 최근에는 러시아군에 크게 밀렸다.

한편 윗코프 특사는 16일 CNN방송에 출연해 “휴전 협상을 위해 이번 주에 미국과 러시아 대통령 간 통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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