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달려간 이시바 총리
10일 말레이·11일 印尼 방문
취임 후 첫 양자회담 주목
트럼프 시대 불확실성 대비
공급망·안보 협력 논의할듯
美와는 2월중 정상회담 추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9일부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순방에 나섰다.
지난해 말 취임한 이시바 총리가 다자 회담 참석 외에 양자 회담 목적으로 해외를 순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2.0 시대를 앞두고 고조되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포석인 동시에 아세안 외교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이시바 총리는 출국에 앞서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동남아시아와의 관계는 지금까지 이상으로 중요시해 나가고 싶다"며 "미국·중국·유럽·중동도 있지만 아세안과의 관계를 강화·진전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10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11일에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하고 12일 귀국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아세안 10개 회원국 의장국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와 경제 규모는 물론 군사력 면에서 아세안 최강국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두 나라 모두 남중국해 해상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일본은 공급망 협력 등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해왔다. 이날도 이시바 총리는 순방에 앞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정상들과 지역 안보 문제와 경제협력 등을 논의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요청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시바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위한 양국의 협력은 지역 평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며 이런 인식하에 정상회담에 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말레이시아가 공급하는 에너지, 반도체, 희토류 등을 언급하며 "양국 경제관계의 진전을 확인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11일 예정된 프라보워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일본의 고속 경비정 제공과 양국 국방장관이 협의를 재개하기로 한 자위대 호위함 수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양국 외교·국방장관이 참여하는 '2+2 회담' 개최에도 합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신흥국·개도국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이번 이시바 총리의 인도네시아 방문에 맞춰 일본은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가 공동 출자한 회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고속 통신망도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2월 이후 미국을 방문해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 당선인과 미·일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