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협상 가능한 무역체계 촉구
“美에 불공정” 트럼프 지적엔
“흑백논리로 볼 수 없는 문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5년 세계경제포럼(WEF)의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세션에서 보호무역주의의 부상에 경종을 울렸다.
23일(현지시간) ‘글로벌 경제 전망’ 세션에 참여한 라가르드 총재는 신뢰할 수 있고 협상할 수 있는 무역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배운 한 가지는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일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규칙을 모두 제거하거나 세계무역기구(WTO),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기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이 미국을 공정하게 대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이는 단순히 흑백논리로 볼 수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무역수지의 흑자와 적자에 대해 매우 신중히 살피고 있다고 본다”며 “다만 이는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자본수지 등 세부적인 계정을 살펴봐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 “(유럽 경제에 대한 비관주의 속) 유럽이 잘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유로존 지도자들을 독려했다.
그는 “유로존 전체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3%이며, 인플레이션 수치는 2.4%이고 하락 추세라는 강한 확신이 있다”며 “금리는 3%이고 많은 인재와 저축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럽 지도자들이 확인된 존재론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면 유럽은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아울러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성장 방안에 대해 금융 및 자본시장의 통합을 강화하고 자본과 해외 인재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션에 참여한 다른 패널들 역시 보호무역주의의 폐단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보호무역주의 조치와 관세, 산업 정책 조치의 증가를 목격해 왔다”며 “증거에 따르면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국가는 바로 모두와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라고 밝혔다.
샨무가라트남 대통령은 “관세, 보조금, 또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새로운 산업 정책은 강력한 경제학적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주로 정치적 이유로 추진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이 일반적인 국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고, 국가의 경제 성과를 개선하는 데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