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 한반도 정세 변화, 여야와 당국 한 목소리로 관리 나서야” [화정인사이트⑥]

4 hours ago 3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북핵 외교 통상 환경 변화예상
대통령 탄핵 ‘한국 패싱’ 정치권 당국 함께 극복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국제 질서를 미국 위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특히 북한을 ‘핵 보유국’이라 불렀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북핵 협상도 예고하고 있다. 북핵과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지형에 커다란 변화가 닥쳐오지만 대통령이 탄핵된 국내 정치적 상황 속에서 국제정치 무대에서 ‘한국 패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는 23일 동아닷컴 대회의실에서 ‘트럼프 2기 출범과 한반도 안보정세 진단’ 사내외 연구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국익과 외교에는 여야가 없다’며 정치권이 한 목소리를 내고 외교관들도 부지런히 뛰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간담회에는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정성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사회는 신석호 동아닷컴 전무가 맡았다.

화정평화재단은 1월 23일 동아닷컴 회의실에서 트럼프 2기 출범과 한반도 안보 정세 전망 연구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성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화정평화재단은 1월 23일 동아닷컴 회의실에서 트럼프 2기 출범과 한반도 안보 정세 전망 연구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성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신석호=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은 핵 능력보유국(nuclear power)’이라는 발언을 했다.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어떤 제재도 북한 핵 능력 개발을 막지 못한다’라고 했다.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박원곤=트럼프가 북한을 핵 능력보유국이라고 불렀다고 것과 북한 핵을 인정하는 것은 굉장히 다른 문제다.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만약 인정하면 NPT(핵비확산조약) 체제가 무너지는 상황이 온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워싱턴 분위기다. 지난해 민주당과 공화당 정강 정책에서 북한 비핵화가 빠졌다. 북한 핵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라는 것에 우리가 확실히 방점을 찍어야 한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일련의 행동들이 굉장히 폭력적 메시지로 들릴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먼저 철회하지 않는 한 어떤 의미 있는 대화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다. 확실히 조건을 걸 것이고 최소가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 중단 정도는 될 것이다. 트럼프 메시지에 김정은이 화답을 안 하면 트럼프가 돌변할 수도 있고 화답을 하면 친서를 보낼 수 있다. 트럼프의 고단수 압박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정성윤=트럼프 발언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다만 트럼프가 2020년 이후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고 비핵화보다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잘 지내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 봐야 한다. 트럼프 2.0 시기 미북 관계는 1기와는 반대로 진행될 것이다. 1기 시기가 강대강, 협상과 타협, 그리고 경색 혹은 무시 방향으로 갔다면 2기에는 초반 정치적 브로맨스 중심으로 탐색기를 가진 후 임기 중반 정치적 필요에 의한 대화와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핵 협상에 임하는 양측의 목표가 상이하고 북한의 요구 수준이 과거보다 높을 것이므로 양측의 타협은 힘들 것이다. 이 경우 트럼프와 김정은 모두 두 번이나 배신을 당했다는 분노와 불신이 작동해 트럼프 2.0 후반 미북 관계가 상당히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미북 간 의미 있는 핵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첫째, 양측 모두 상대와의 관계 진전을 대외 정책 우선순위상 낮게 둘 것이다. 북한은 당분간 ‘선 러북 협력, 후 미북 협상’ 기조를 견지할 것이다. 김정은은 러시아와의 협력 성과를 최대한 확보한 후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미국은 러우 전쟁과 대중관계 설정등 중요 현안이 산적해 있다. 둘째, 미국과 북한 7년 전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핵 협상에 신중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맞이하는 글로벌 안보 정세가 북한과 핵 군축을 시도하기에는 친화적이지 않다. 중국이 핵무기를 증강하고 러시아가 공세적인 대미 핵전략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군축이나 군비통제에 쉽게 나설 것 같지 않다.

김인한=요 며칠 워싱턴에서 나온 많은 이야기들 중심은 미국 내부를 다스리고 정리하는 데 정말 급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대외정책은 확실히 후순위로 보인다. 북한 핵 문제도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중요한 위치는 아닐 것이다. 지금 우리가 과대 해석하는 것이 ‘스몰딜’ 가능성이다. 전부터 계속해서 북한 핵을 인정을 하고 군축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미국이 막는 것을 주고 반대급부로 북한의 핵 제재를 풀어주는 것이냐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내 정치적 도전이다. 트럼프는 이전 민주당 정권이 북한 핵에 대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고 비판을 하면서 활용을 한 바가 있다. 지금 다시 트럼프가 김정은과 담판으로 미국을 안전하게 만들었다라고 하면 미국에서는 ‘그래서 북핵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에 직면한다. 그런 부실한 협상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2년 뒤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은 상원과 하원을 차지하려고 할 텐데 먹잇감을 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국이 북한 핵을 인정하고 핵 군축 미끼를 무는 순간 북한을 5대 핵 강국 지위를 부여하게 된다. NPT 체제 유명무실은 물론 트럼프 스스로의 모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이란 문제가 바로 생긴다. 이란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주장하고 잘못되었다고 이야기 했는데 북한과 이란하고 다른 것은 무엇이냐는 딜레마에 직면한다. 우리와 미국의 다른 우방국에서도 ‘불량 국가에 굴복해 양보했다’라는 메시지를 주며 미국 리더십에 타격을 준다.

한 가지 기대되는 것은 미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다. 그는 공화당 정통주의 철학을 계승을 하고 있다.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해 얼마나 불량 정권인지 강력하게 비판하고 동아시아 안보와 동맹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위험한 방향 혹은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갈 때 어느 정도 목소리를 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상황은 2017년과 비슷하다. 북한 김영철을 뉴욕에 불러들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화 개방으로 나가면 이런 모습이 바뀔 수 있다라고 유인책을 던졌던 모습이 떠오른다. 트럼프는 당장 대화 보다는 ‘김정은 니가 원하는 게 뭐냐’ 라고 잽을 날린 것이다. 혹 만남이 성사 되더라도 하노이 앙금 극복이 난제가 될 것이다,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인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원곤=트럼프 행정부 대북 정책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상원 청문회를 보면 상당 부분 나와 있다. ‘핵 능력 보유국’이라 했지만 방점은 북한의 핵 보유 인정이 아니라 ‘북한 핵을 억제하겠다’라는 것이다. 미국 본토를 지키는 미사일 방어체제를 미국산으로 지속 발전시키고 저위력 전술핵 고도화를 계속 진행 시키겠다는 두 가지 수단까지 얘기 했다.

트럼프가 일단 김정은과 소통 채널을 복구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2018~19년처럼 정상회담으로 급격히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 정상회담이 필요한 것은 러우 전쟁 때문이다. 북한 문제가 많은 문제와 연계되어 있어 일단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철회하게 하면서 일정 수준 시간을 벌고 관리를 해 나갈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북미대화 초입의 ‘쌍중단’ 가능성이다.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를 중단 혹은 축소하고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유예하는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이해가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끊임없이 그 두 가지의 비용 문제를 얘기했고 그 문제를 끌어내는 순간 한국에 대해서 방위 분담 압박의 양수겸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북미간 실질적 합의와 관련 우리가 굉장히 오해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거래를 비용적으로 해서 반드시 자기한테 뭔가 남겨야 한다. 최저 수준으로 미 본토에 대한 방어 능력을 키우고 북한의 미 본토 공격 능력과 모든 과정까지 중단시켜야 일종의 합의가 될 수 있다. 김정은은 핵에 대한 효용성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에 그런 합의는 매우 어렵다.

신석호=최근 한국에 온 중국의 싱크탱크 인사를 만났는데 미국이 북한 핵을 인정하면 중국이 주장해 온 ‘한반도 비핵화’가 어려워진다며 되레 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한권=그들이 이렇게 말하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첫째, ‘중국 패싱’과 ‘한국 패싱’ 공통 우려다. 이 부분에 대해 한국과 의견 교환과 중국 입장을 정리해 보려는 의도가 있다. 둘째, 북미 핵 협상이 시작되면 한중 양국 관계 개선이나 관리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인데 한국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견 타진이다. 마지막으로 북미 핵 협상이 논의 되면 북중 간 얼어붙은 관계를 개선할 계기로 활용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신석호=현재 우리 정부가 사실상 마비 상황인데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대외 정책 방향 변화에 따른 한반도 안보 정세 변화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느냐는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

박원곤=우리는 리더십은 부재, 미국은 리더십 변화, 북한 김정은은 리더십 위기라 생각한다. 어렵지만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해야 한다. 먼저 북핵 문제는 트럼프 1기 때 충분히 경험 했다. 트럼프가 친절하게 동맹국과 사전 사후 협의를 하지 않았다. 2018년 싱가포르 회담 후 그 기자회견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 있다. 짐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도 모르게 연합훈련에 대해서 ‘워 게임’이라고 난리를 쳤는데 되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와 수준에서 소통이 되었던 것은 양국 관료들 사이 개인적인 라인이 있어서 가능했다. 지금 우리 외교부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알렉스 윙 백악관 국가안보 수석 부보좌관 등과 최대한 접촉해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정성윤=트럼프가 이번 취임사에서 말했던 주요 사항들을 되새겨 보면 향후 우리 정부가 상반기 동안 어떻게 정책을 펼쳐야 하는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트럼프의 취임사 내용이 방대하지만 첫째, 정책적으로는 제조업 강국 복원 등 부국 강병책, 전략적으로는 동맹과 적대국 가리지 않고 자신의 국익에 반하는 정책의 포기와 변경을 압박하는 강압외교전략, 이념적으로는 최근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 미국 편입 주장 등 노골적인 과잉 팽창(overstretching) ,즉 제국주의 기조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당분간 이러한 정책과 전략 그리고 이념을 고수한다면 우리의 선택지는 일단 위험을 회피하는 ‘편승’ 전략 이외에 대안이 없다. 이와 편승을 하려면 조기에 과감하게 행동을 옮기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유리할 것이다.

다만 현재 우리가 처한 국내정치적 상황으로 이러한 정책 결단과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북한은 현재 우리의 상황을 어떻게 하든 이용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극적 매력 공세를 펼치는 등 전례 없는 통미봉남 전략의 호기로 받아들일 것이다. 국가안보실 역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외교부가 이러한 도전요인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밖에 없다. 외교부가 우선 서둘러 미국 측과 협의해야 하는 원칙은 크게 3가지가 될 것이다. 첫째, 한미 정상회담 개최 이전 미북 정상회담이 추진되지 말아야 한다. 한미동맹의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고 김정은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둘째, ‘선 한미공조, 후 미북 대화’ 원칙을 공유한다. 미북 간 대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랑 먼저 철저한 공조를 한 후 미국이 북한과 실무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셋째, 한미 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해야 한다. 일각의 북한 비핵화 비관론 및 무용론을 한미가 함께 불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성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인한=대한민국 외교부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지금껏 쌓아왔던 경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 때다. 원칙론으로 무슨 수를 쓰더라도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은 맞는데 현실에서 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결국 컨트롤 타워가 과연 누구이고 이 중요한 문제 해결에 누가 지도력과 용기를 발휘할 수 있을까. 현 상황에서 모두가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져줬으면 정말 좋겠다.

정성윤=이런 상황에서 여야가 외통위나 국회 차원에서 한미 동맹의 대한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외교부도 좀 더 힘을 받아서 적극적으로 뛸 것이다.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데 미국에게 주는 메시지 뿐 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 정치권이 국익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할 줄 아는 구나라는 희망과 안심을 줄 수 있다.

신석호=미국과 북한의 빠른 관계 개선을 조바심 내는 중국을 상대로 우리가 외교력을 발휘할 길은 없을까?

김한권=올 2025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정상회의)에 중국 시진핑 주석의 참석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한미 동맹의 공고화를 유지하면서 중국과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외교 일정들을 잘 활용하고 준비해야 한다. 향후 6개월 한국 외교가 적극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안정적 관리도 필요하다. 가능한 국내 정치적인 안정을 조속히 이룬 후 정책적 방향성이 정해지면 그때부터는 적극적 대응으로 변화해 나갈 시기라고 본다.

신석호=예상대로 트럼프 2기 정부의 대외정책 우선순위는 대중국 압박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양 강대국 간의 이런 관계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김한권=중국도 트럼프 1기 경험을 바탕으로 내수부양책, 대등한 수준의 관세 및 수출통제 조치, 그리고 나아가 위안화 평가 절하까지 언급되는 등 대응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미국과의 경쟁을 원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강경대응에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당분간 한국의 대중 대미 정책은 이전에 비해 훨씬 구체화되고 어려운 난제들을 풀어가야 한다.

미중 전략적 경쟁의 핵심 승부처인 첨단 과학기술 및 산업의 패권을 둘러싸고 미중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다. 특히 경제통상 분야에서 관세나 수출 통제로 인한 한국의 산업 공급망과 첨단 산업 생태계의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한반도 정세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미중 협상 또는 북미 핵 협상 논의가 나타날 때 우리의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 초당적인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고 확실히 미중에 전달해야 한다.

한국이 마주한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올 하반기에 개최 예정인 경주 APEC 정상회담은 미중 대립 관계 속 우리 외교를 발전시키고 실질적 이익을 만들어 내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리더십 공백에 유리한 현안과 불리한 현안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대응할 필요가 있다. 미중 전략적 경쟁 구도에서 수출통제, 관세, 첨단산업 생태계, 그리고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포함한 친환경관련 미국 내 정책변화에는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반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동맹국에 대한 마국의 요구와 관련된 현안에 대해서는 한국의 국내정치적인 상황을 미국에 이해시키고 시간을 갖는 한편,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과의 협상을 지켜보면서 준비할 점, 주의할 점, 그리고 우리의 적절한 협상선을 차분하게 준비하며 대응해야 한다. 즉 현재 우리 국내 정치적 상황 속에서 각 현안의 대응 속도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융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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