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종교적 열정이 강한 이란과는 협상이 어렵다고 말하면서 “그(김정은 국무위원장)는 종교적 광신자(religious zealot)가 아니다. 똑똑한 남자(smart guy)”라고 했다. 김 위원장을 말이 통하는 협상 파트너로 평가하며 추켜세운 것.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인) 오바마는 북한이 최대 위협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 문제(북핵 문제)를 해결했다. 나는 그(김정은)와 잘 지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했다. 그런 만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서둘러 ‘톱다운(Top down·하향식)’ 대화 복원에 나설 경우 1기 때 실패한 비핵화 협상 대신 제재 완화를 대가로 핵군축에 나서는 ‘스몰딜’ 카드를 집어들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트럼프 1기 시절인 2018년 싱가포르와 이듬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졌고, ‘러브 레터’(연애편지)로 불린 친서를 27통이나 주고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당선 후 첫 기자회견 땐 김 위원장에 대해 “내가 잘 지내는 사람”이라고 말했고, 취임 첫날엔 “김정은 역시 나의 귀환을 반길 것”이라고 했다. 또 취임 축하 무도회에서 주한미군 장병들과 화상통화를 하며 김 위원장을 “터프한 녀석(tough cookie)”이라고 부르기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북한 등을 담당할 특별임무대사에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에 ‘북핵통’ 앨릭스 웡 전 국무부 부차관보를 발탁해 북미 정상외교 의지를 드러냈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고관세 압박을 통해 새로운 무역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더 공정한 무역 관행을 만드는 합의를 시 주석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는 할 수 있다. 우리에겐 그들이 원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를 거론하면서 “우리에게는 중국을 압도하는 매우 큰 힘이 있다”며 “그것은 관세”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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