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비리 혐의와 관련해 ‘면죄부’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미국이 이란 핵 시설 공격에서 긴밀히 공조한 이스라엘의 사법부에 공개적으로 개입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네타냐후의 재판은 즉시 취소돼야 한다”라며 “국가를 위해 많은 일을 한 위대한 영웅에게 사면이 내려져야 한다”고 썼다. 그는 이스라엘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터무니없는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역사상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전사”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의 재판을 “2020년 5월부터 이어진 ‘공포 쇼’”라고 부르며 “그토록 많은 것을 바친 사람에게 이런 마녀사냥이라니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네타냐후보다 미국 대통령과 더 나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구한 것은 미국이었고, 비비(네타냐후의 별명)를 구하는 것도 미국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뇌물수수, 사기, 배임 등의 혐의로 이스라엘 현직 총리 최초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친분이 두터운 이스라엘 부호의 미국 비자 연장을 도와준 대가 등으로 20만 달러(약 2억7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9년 11월 기소됐다. 또한 카타르 측으로부터 2012년 1500만 달러(약 220억 원)를, 2018년 5000만 달러(약 730억 원)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다만 하마스와의 전쟁 등을 이유로 재판이 차일피일 미뤄져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네타냐후 총리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전격적으로 공격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초대형 폭탄인 벙커버스터 등을 동원해 이란을 공습함으로써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치적으로 큰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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