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기업 총수들과 7시간반 골프 회동… “조선 등 美투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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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
이재용-최태원-정의선 등 5명 참석
트럼프 “방한때 발전적 대화 희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백악관에 도착한 뒤 취재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10.1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백악관에 도착한 뒤 취재진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10.1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한국, 일본, 대만의 대표 기업 총수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한국계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진 이번 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참가했다.

(왼쪽부터)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김동관 부회장.

(왼쪽부터)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김동관 부회장.
현직 미국 대통령이 여러 명의 해외 기업인들과 골프 회동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 기업인들에게 그동안의 대(對)미 투자와 향후 예정된 투자에 대한 감사를 나타냈다. 또 “조선업을 비롯해 한국의 적극적인 대미 투자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선 한국 기업인들에게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여러 정상들과 발전적인 대화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기업인들은 이날 직접적으로 관세 관련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9시 15분경 골프장에 가서 오후 4시 52분경 나왔다”고 전했다. 약 7시간 37분간 라운드를 한 것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함께 라운드를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재계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 조에서 동반 라운드를 하지 않았더라도 경기 전후, 휴식 시간 등을 이용해 상당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번 골프 회동이 ‘샷건’ 방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모든 골퍼가 1번 홀부터 4명씩 순차적으로 시작하는 일반 라운드와 달리, 각 팀이 여러 홀에 흩어져 동시에 티샷을 하는 방식이다. 모든 참가자가 같은 시간에 경기를 시작하고 마칠 수 있어 경기 후 자연스럽게 클럽하우스에서 대화를 이어 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5명의 국내 기업인 중 정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골프가 끝난 후 곧바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문난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도 자신이 소유한 27홀 규모의 이 골프장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와 골프를 즐겼다. 당시 두 사람의 관계는 ‘브로맨스’(남자들 간 친밀한 관계)로 불릴 만큼 가까웠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기업인들 간의 이번 회동이 미국과의 다양한 무역 의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팜비치데일리뉴스 등 플로리다주 지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부터 19일까지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기로 했다. 특히 17일에는 그의 정치 구호 겸 지지층을 뜻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위한 1인당 100만 달러(약 14억 원)의 모금 행사도 열렸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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