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주내 의약품 관세 발표”…‘영화 관세’는 하루만에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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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안에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피에스 등 미국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는 가격 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며,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국 내 제약공장 설립 승인 소요 기간 단축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의료용품, 의약품, 치료제 등을 모두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약품 관세 부과 시점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우리는 매우 불공정하게 (다른 나라로부터) 갈취당하고 있다”며 2주 안에 관세 부과 발표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바이오제약 수입은 지난 10년간 급증했다. 또 2023년 기준 무역적자가 1010억 달러(약 140조 원)에 달했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최근 “수십 년간 미국 내 제약업이 크게 위축됐고, 약의 주요 성분 생산 대부분이 중국 등 해외로 이전됐다”고 진단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의약품 규모는 39억7000만 달러(약 5조5000억 원)에 달해 미국의 관세 부과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의약품 생산시설은 FDA 인증 등이 필요해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에 신속히 생산시설을 만드는 것도 어렵다. 다만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약값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실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긴 힘들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4일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몇몇 (업계) 관계자들부터 만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백악관도 “최종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관세 변덕’을 부린 건, 자국 영화계에서 큰 우려가 터져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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