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형 배치전환, 노동쟁의 대상 아니다[기고/박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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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3월 10일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일명 노란봉투법, 이하 노조법) 제2조 제5호는 노동쟁의의 정의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를 새로 포함시켰다. 그 결과 사업장 신설 또는 이전 시 예상되는 배치전환 가능성을 이유로 해당 사업경영상 결정과 배치전환 반대를 교섭 의제로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 시행과 함께 공표된 고용노동부 해석지침은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이 단체교섭 대상이라고 명시했지만, 신규 투자나 사업 확장에 따른 배치전환에 대한 기준은 따로 담지는 않았다. 그 가운데 최근 이른바 ‘메가투자’에 따른 인력 재배치가 쟁의 대상이 되는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정부도 기업의 경영권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지침 보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판단 영역 및 그에 연동된 인사권 행사를 법률이나 행정 해석으로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법리적으로 타당하지도 않다. 신규 투자, 신공장 증설, 신사업 진출은 경영권의 핵심에 속하며, 후속 조치인 인력 재배치 역시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성장을 위한 경영 판단의 영역이다. 이를 정리해고에 수반되는 구조조정형 배치전환과 동일 선상에 놓고 일률적으로 교섭 의제화하는 것은 경영 판단의 속성을 도외시한 접근이다. 배치전환은 원인과 성격에 따라 법리적으로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 인력 감축을 수반하는 구조조정 시 이루어지는 배치전환은 ‘해고 회피 노력’의 일환으로 근로조건과의 연관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 반면 신사업 진출이나 신규 공장 증설, 사업장 이전에 따른 배치전환은 인력 감축이 아니라 조직 운영을 위한 인력 관리 방법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명백히 다르다. 법체계 정합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크다. 배치전환은 원래 근로계약상 사용자의 고유한 권리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자의적 인사권 행사를 제한하기 위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사후적 사법 통제(권리분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대법원은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가 입게 될 생활상 불이익을 교량(較量)해 전직 처분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일관된 법리를 확립했다. 기업의 경영 판단에 대한 가부를 의무적 교섭 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기존 판례 법리와 노동법 체계 전체의 정합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다. 사업의 투자 결정을 노동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노조에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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