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윤완준]선관위 개혁은 어디로 갔나

4 hours ago 1

윤완준 논설위원 6·3 지방선거 직후만 해도 여야는 금방이라도 선관위를 뜯어고칠 듯한 기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이럴 거면 해체하는 게 낫다”며 선관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국민의힘도 “해체 수준의 대수술이 필요하다”며 선거 관리 개혁 특위를 출범시켰다. 민주당이 선관위 기능 재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주장하고 국민의힘이 이에 반대한 것을 제외하면 여야의 개혁 방향은 비슷했다. 양당 모두 선관위가 헌법적 독립 기구라는 이유로 외부 감시의 사각지대가 돼 버린 점을 총체적 선거 관리 부실의 원인으로 꼽았다. 선관위 전반에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면서 조직의 기강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법안 28건 발의해 놓고 심의는 ‘0’ 이에 따라 여야 의원들이 6월 중순부터 지난달 말까지 두 달 반 동안 쏟아낸 법안이 28건에 달한다. 짧게는 이틀 간격으로 소관 상임위인 행안위에 법안이 회부될 정도였다. 양당이 내놓은 법안들의 내용도 큰 틀에서 별 차이가 없다. 한 축은 선관위에 대한 독립적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다. 선관위에 외부 인사로 구성된 감사기구를 설치하거나 선관위가 감사 결과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매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법안들이다. 다른 한 축은 선관위원들이 선관위에 대한 감독과 통제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상근인 중앙선관위원장 등 선관위원들을 상임화하는 법안들이다. 그런데 28건의 법안 모두 행안위에 회부만 됐을 뿐 심의는 시작하지도 않았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는 어떤 법안도 상임위에 상정됐다는 기록이 없다. 여야가 말로는 앞다퉈 선관위 개혁을 내세워 놓고 정작 이를 위한 입법 협의에는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올해 정기국회가 9월 시작됐지만 양당의 교섭단체 연설에서도 ‘해체 수준의 선관위 전면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7일 ‘젊은 세대가 선관위의 후진성에 단호하다’는 맥락에서 선관위를 딱 한 번 거론했을 뿐이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의 8일 연설은 ‘선관위를 제대로 감시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이는 ‘소쿠리 투표’ 사태가 터진 2022년 대선 직후, 선관위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진 2023년 여야가 경쟁하듯 선관위 개혁 법안을 줄줄이 발의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4년 전 여야 의원들은 3월 대선 직후부터 그해 6월까지 3개월 동안 선관위에 대한 외부 감시를 강화하는 법안, 선관위원들을 상근직으로 ...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