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 칼럼]지금 이 시대, 대법원장의 소명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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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당 총리 무라야마, 식민사죄 소명 삼아 우연 같은 인생에 소명은 살아갈 힘 돼줘 ‘법의 지배’ 흔들리며 위기 봉착한 사법부 대법원장 소명은 사법부와 법의 지배 수호 박상준 객원논설위원·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는 일본의 81대 내각총리대신을 지낸 인물이다. 48세에 중의원 의원이 됐고, 69세가 되던 1993년 일본사회당 위원장에 취임했다. 이듬해인 1994년 자민당과 사회당을 주축으로 한 연립정권이 출범하면서 사회당 위원장이던 무라야마가 총리대신이 됐다. 그리고 1년 뒤, 총리로서 패전 50주년을 맞았다. 무라야마는 소수 정당의 위원장인 자신이 총리에 취임한 데에는 어떤 필연성, 곧 역사적 역할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패전 50주년에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하는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내각의 모든 대신이 서명해 각의(閣議·국무회의 격) 결정을 거쳤기에 이 담화는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가 됐다. 내심 반대하는 대신도 있었지만, 연립정권이 무너질까 싶어 서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무라야마의 뜻은 결연했다. 무라야마가 자신에게 주어졌다고 믿은 역사적 역할을 어떤 사람들은 소명이라고 부른다. 우리 인생에는 정말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역할이나 소명이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저 우연히 태어난 삶, 태어났기에 살아가다가 예기치 못하게 마감하는 인생에서 자기 위안과 만족을 위해 우리 뇌가 만들어 낸 허상일 수도 있다. 그래도 생각이 복잡한 지적 동물이라 그런가? 소명을 생각하면 삶에 의미가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성실히 살아갈 힘을 얻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는 것을 보면서, 자칫 사법부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 그가 신약 개발업계 브로커인 여성과 가진 술자리에 현직 판사가 함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판사는 그 브로커가 관여한 회사의 설립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영장을 기각한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개인적 연줄이 판단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의심이 팽배하다. “이런 게 대한민국 사법부”라는 자조로 이어질까 두렵다. 그러잖아도 지금 대한민국 사법부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법의 지배’라는 문명사회의 기본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두려움마저 든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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