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이 일시적으로 해제됐던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3월 거래량은 1만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2개월 연기하며 거래량이 급증했던 지난해 7월의 9226건을 웃도는 수준이다. 또 2020년 7월 1만1154건을 기록한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많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2021년 하반기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거래량이 크게 감소해 두 차례의 ‘빅스텝’이 단행된 2022년 하반기에는 월 거래량이 1000건에도 못 미치기도 했다. 이후에도 고금리와 전세 사기 등의 후폭풍으로 거래 침체가 지속됐고, 대출 규제가 강화된 지난해 9월 이후에도 거래량이 3000건대에 머물러 왔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강남 토허구역이 해제된 지난 2월 6562건으로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 3월에는 거래량이 9000건을 넘어섰다.
다만 서울시가 지난 3월 24일부터 토허구역을 강남 3구와 용산구로 확대 지정하자 전달 아파트 거래량은 전날까지 신고 건수가 3월의 절반 수준인 4941건에 불과했다.
토허구역이 확대 지정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상승 거래 비중도 감소했지만 송파구를 제외한 강남지역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지역은 오히려 상승 거래 비중이 확대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4일 토허구역 확대 지정 이후 팔린 거래의 56%가 강남 토허구역 해제 기간(2월 13일∼3월 23일)의 거래 가격보다 높은 상승 거래였다.
이 중에서도 송파구를 제외한 강남·서초구는 토허제 확대 여파로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상승 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강남구는 토허구역 해제 기간에 71%였던 상승 거래 비중이 토허제 확대 지정 이후 73%로 늘었고, 서초구는 토허 지정 후 상승 거래가 75%에 달했다.
거래 절벽 속에서도 재건축 추진 단지나 고가 아파트는 비싼 가격에 팔려나간 셈이다.
일례로 신현대 11차 전용면적 183.41㎡는 지난달 말 99억5000만원에 매매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양 1차 전용 78.05㎡는 지난달 중순 60억원에, 현대 8차 111.5㎡와 163.67㎡는 지난달 말 각각 56억5000만원과 75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강남권에서 토허구역 해제 기간에 가격 오름폭이 컸던 송파구만 상승 거래가 77%에서 66%로 감소했다.
강북 인기 지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마포구는 강남 토허구역 해제 기간 동안 62%였던 상승 거래 비중이 토허구역 확대 이후에는 70%로 증가했다. 성동구는 같은 기간 59%에서 64%로, 용산구는 62%에서 67%로, 양천구는 60%에서 70%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이달 들어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시 커지며 최근 토허제 확대 이후 주춤했던 시장이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라며 “대선 이후 새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출렁일 가능성도 있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과 공급 부족 여파로 서울 아파트값은 하반기에도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