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머니쇼' 부동산 고수들의 내집 마련 꿀팁
강남3구·용산 과열지구 묶여
규제서 빠진 경매 관심 늘어나
아파트 낙찰가율 두달째 상승
신청 물건도 15년 만에 최대
올 2·3분기내 입찰 급증할 듯
서울 재건축·3기 신도시…
수도권 알짜 단지도 유망
게티이미지뱅크
◆ 서울머니쇼+ ◆
지난해 이후 부동산시장의 혼조세는 극심한 상태다. 6월 3일 조기 대선이 열리는 가운데 시장 관심사가 앞으로의 추이로 넘어갔지만 정치·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도달한 상황이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매매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2025 서울머니쇼에 참여하는 국내 수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단 경매나 청약시장 등을 주의 깊게 보라고 조언했다. 이들 시장은 일반 매매시장보다 3~6개월 정도 선행해 향후 시장 방향의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점과 낮은 가격으로 대표되는 특징에 따라 매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매시장에서는 올해 상당한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 경매정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를 신청한 신규 경매 물건 수는 모두 11만9312건으로 전년(10만1145건)보다 18% 증가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했던 2013년(11만9166건)을 넘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매 물건이 급증한 2009년(12만4252건)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대개 경매 신청 후 첫 입찰에 부쳐지기까지 평균 6∼7개월이 걸린다. 경매 진행 물건 수가 올해 2∼3분기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 소장은 "강남 등 인기지역 아파트부터 꼬마빌딩까지 괜찮은 매물이 경매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주목할 만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3천으로 22채 구한 경공매 투자법'을 강연할 안정일 설마TV 대표도 "여러 지표로 볼 때 현 경매시장은 하락장 후반과 강보합기 전반 그사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최근 들어 다소 회복된 모습이다. 법원경매 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97.9%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97.0%까지 오른 뒤 11월 94.9%, 12월에는 탄핵 정국 여파로 91.8%로 떨어져 올 2월까지 저조한 흐름을 보이다가 두 달 연속 다시 낙찰가율이 상승한 것이다.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도 지난해 말 비상계엄 이후 39.8%로 감소했으나 올해 4월에는 42% 선까지 회복됐다. 전국적으로 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게다가 최근에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내 모든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경매시장으로 투자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경매 낙찰 물건은 허가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동산은 경매시장에서 낙찰받으면 실거주 의무가 없다. 다른 규제도 피할 수 있다. 현재 원칙적으로 투기과열지구(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서 재건축 조합 설립 이후 나온 매물은 조합원 자격이 승계되지 않는다. 하지만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못 갚아 경매에 나온 물건이면 절차와 상관없이 낙찰자도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는다. 이 같은 이유로 서울 인기지역 일부 아파트는 최근 120%가 넘는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주의할 점도 몇 가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지역 내 재건축 매물을 경매로 잘못 사면 새 아파트 입주권을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업체나 사적 채무 때문에 경매에 넘어간 물건은 낙찰받더라도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다. 제도를 살피지 않으면 비싼 가격에 '물딱지'(현금청산 대상) 매물을 낙찰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강은현 소장은 "최근 현금청산 매물을 속여 비싸게 파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도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거래 허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가 건설·분양업계 전망을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안에 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서 분양되는 단지가 꽤 있다. 반포·잠원권에서는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 신반포22차 재건축 등이 나올 전망이다. 서초동에서는 신동아아파트를 1161가구 단지로 재건축하는 '아크로드 서초'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공공분양 역시 눈에 띈다. 3기 신도시 중 4곳(하남 교산·남양주 왕숙·부천 대장·고양 창릉)이 시장에 본격 등판하고 서울 마곡·과천 주암 등 에서 상당한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당장 3기 신도시 하남교산지구에서 '교산푸르지오더퍼스트'(1115가구)가 다음달 공급된다.
[손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