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님들께 알립니다”…청주 아파트에 붙은 공고문의 정체

청주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안내문 내용을 두고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주 아파트 갑질 택배 안내문에 대한 우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청주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택배 관련 안내문을 보고 당황스러웠다”며 “택배 기사님들의 배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부 불편 사항을 마치 뉴스에서 보던 ‘갑질 안내문’처럼 작성해 놓은 것을 보니 참 씁쓸했다”라고 운을 뗐다.

첨부된 안내문에는 3개의 ‘협조 사항’과 4개의 ‘금지 사항’ 내용이 담겨 있다.

관리소 측은 택배 기사의 경우 지정된 승강기만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탑승을 자제하고 새벽 배송일 경우 고층부터 배송할 것을 권유했다.

또 ▲승강기 문틈에 물건 끼워놓기 ▲승강기 버튼을 한꺼번에 여러 층 눌러 놓는 행위 ▲복도에 물건을 집어 던지듯 하여 큰 울림이 발생하는 행위 ▲기타 입주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A씨는 “입주민과 기사님 사이의 갈등을 줄이려면 상호 존중의 태도가 먼저 아닐까. ‘금지 사항’ ‘불편을 끼치는 행위’와 같은 강압적인 표현보다는 조금 더 따뜻하고 배려 있는 방식으로 안내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택배로 인한 엘리베이터 사용이 불편하다면 오히려 온라인 쇼핑을 줄여서 택배 기사님들의 출입 자체를 줄이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계속 제재만 하다 보면 택배 기사님들이 ‘더 이상 배송하기 어렵다. 아파트 주차장에 놓을 테니 각자 찾아가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저 안내문을 보신 택배 기사님들은 과연 무슨 생각이 드실까. 더운 날씨에 무거운 짐을 들고 아파트 곳곳을 돌아다니시는 분들에게 저런 일방적인 금지 조항들을 들이대는 것이 과연 적절한 처사일까 싶다. 서로 조금씩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갈등은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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