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선물 시장 점유율 4위
무기한 선물로 전통 자산까지 흡수
사용자 중심 토큰 배분과 소각 모델
연간 거래량 3조 달러 육박, 규제 완화 기대
탈중앙화 거래소(DEX)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서비스 출시 3년 만에 연간 8억달러(약 1조 1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창출하며 가상자산 거래소 산업의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는 핵심 경쟁력인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을 바탕으로 전통 금융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 없이 24시간 내내 레버리지 거래가 가능한 파생상품으로 그간 바이낸스나 OKX 같은 거대 중앙화 거래소(CEX)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하이퍼리퀴드는 블록체인 특유의 투명성과 자기수탁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중앙화 거래소에 뒤지지 않는 빠른 체결 속도와 깊은 유동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가상자산 거래의 패러다임을 ‘신뢰 기반’에서 ‘코드 기반’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퍼리퀴드가 2025년 한 해 동안 처리한 무기한 선물 거래대금은 2조 9000억달러에 달하며, 현재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규모는 약 70억달러로 전 세계 3~4위권이다.
그레이스케일이 주목한 점은 하이퍼리퀴드의 수수료 경쟁력이다. 하이퍼리퀴드의 선물 거래 수수료는 약 2bp(0.02%) 수준으로, 주요 중앙화 거래소의 평균인 4bp 대비 절반에 불과하다. 현물 거래 역시 5bp 수준으로 업계 평균(15bp)보다 현저히 낮아 고액 트레이더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는 ‘오픈 아키텍처’ 전략을 통해 주식, 원자재, 지수 상품 등 전통 금융 자산의 무기한 선물 시장을 온체인으로 끌어들이고있다.
‘HIP-3’로 불리는 개선 제안을 통해 제3자 개발자들이 다양한 시장을 직접 개설할 수 있게 한 결과 은 선물 거래량이 한때 시카고상품거래소(COMEX) 전체 물량의 1%에 육박하기도 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 시기에는 온체인 원유 선물의 24시간 거래량이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을 일시적으로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하이퍼리퀴드가 전통 시장이 폐장된 주말이나 야간에도 전 세계 자산 가격을 발견하는 ‘24시간 금융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그레이스케일은 설명했다.
하이퍼리퀴드의 유틸리티 토큰 역할을 하는 ‘HYPE’ 토큰의 가치 제고 모델도 독특하다.
하이퍼리퀴드는 일반적인 가상자산 프로젝트와 달리 벤처캐피털(VC)로부터 단 한 푼의 투자도 받지 않았다. 대신 전체 공급량의 30%를 실제 사용자들에게 직접 배분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택했다.
토큰 수익 모델도 구축했다. 거래 수수료의 대부분은 HYPE 토큰 소각에 활용되어 유통량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를 낸다.
현재 HYPE 토큰의 시가총액은 약 130억달러로,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전체 가상자산 중 시가총액 8위에 등극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나 로빈후드 같은 상장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5~50배에 달하는 것에 비해 하이퍼리퀴드의 멀티플은 약 14배 수준으로 평가되어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남은 숙제다. 현재 하이퍼리퀴드는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 사용자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무기한 선물과 유사한 상품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 중이다. 만약 미국 시장 진입 리스크가 사라진다면 하이퍼리퀴드의 이용자 기반은 또 한 번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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