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믿었다간 큰 코 다친다"…역대급 빚투에 '경고' [노정동의 어쩌다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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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정은보 이사장과 직원들이 코스피 8000포인트 돌파 기념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정은보 이사장과 직원들이 코스피 8000포인트 돌파 기념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미국·이란 전쟁 종전 기대감과 인공지능(AI) 산업 모멘텀(상승동력)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증시 투자자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증시가 당분간 '반도체 쏠림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종목에 대한 '빚투'(빚내서 투자)가 사상 최고치까지 올라온 상태여서다. 자칫 시장의 분위기가 하락으로 돌아설 경우 내림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8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 8, 10, 11월과 올해 1, 2, 4월에 이은 8회 연속 동결이다.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내 증시는 예상 외로 '발작'했다. 당일 8100선을 유지하던 코스피지수는 8000선과 7900선을 잇달아 이탈하면서 한때 7800선까지 떨어졌다.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연내 금리인상을 공식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이튿날 미국과 이란의 종전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재차 8000선 위로 올라서기는 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도체 이익이 견고함에도 향후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 분위기가 갑자기 차가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신현송 한은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성장은 견조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 안정 측면에서도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주택 가격 및 가계 부채 리스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6개월 후 금리를 전망하는 '점도표'에서는 금통위원 21명 중 10명이 두 차례 인상을 의미하는 연 3.0%를 연말 적정 금리로 제시했다. 연내 최대 두 차례 인상 시나리오가 기준선이 된 셈이다.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 등 금통위원 2명은 당장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동결 결정에 반대 의견까지 제시했다.

한은의 이 같은 시각을 바탕으로 증권가에선 오는 7월을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시작 시기로 보는 게 지배적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7월 인상을 포함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3.00%까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동 전쟁 이슈가 조기 완화돼도 국제유가가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내 2회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올해 7, 10월 인상 후 내년에도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금리는 4회 수준의 인상을 선반영했으나 인상 강도와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금리 방향의)하방보다는 추가 상방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은 통상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 금리가 오르는 만큼 유동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과거 2018년 글로벌 금리 상승 국면에서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코스피지수는 전고점 대비 각각 19.8%와 19.5%씩 단기 급락했다. 성장주 비중이 높은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26.3%나 가파르게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후반기였던 2022년 금리 급등 국면에서도 S&P500지수는 전고점 대비 25.4%, 코스피는 34.7% 각각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도 36.3% 하락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시에선 특히 '빚투' 부담이 커진다. 빚투가 '이자'를 내고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투자이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가 '반도체주 쏠림'에 빚투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투자자들은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신 총재 역시 빚투를 향해 "주가가 단시간에 급하게 올라갈 경우 여러가지 시장을 둘러싼 행태 변화가 생길 수 있고, 가장 대표적으로 얼마나 '빚투' 현상이 생기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빚투는 정상적인 수요 곡선을 바꿔두는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수요곡선은 대개 우하향 곡선인데 빚투가 많으면 가격이 내려갈 때 반대매매가 이뤄지고 자금이 회수되기에 수요곡선이 거꾸로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주 가격이 빠질 때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반대매매를 부르면서 하락폭이 가팔라지는 특징이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다른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외부효과'가 어떤 식으로 발생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며 "빚투가 만연해 작은 충격이 아주 큰 시장 조정으로 이어지면 빚투 안 한 사람도 그만큼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을 동반한 금리 인상으로 실질 유동성이 둔화할 경우 증권업에 비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연속적 기준금리 인상 이후 절대금리 수준이 높아진 뒤 유동성 둔화의 부정적 영향이 구체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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