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증시는 단순한 상승장이 아니라 체질이 바뀌는 과정에 있습니다. 밸류업 정책과 인공지능(AI) 사이클이 맞물리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 밸류에이션과 산업 구조 모두에서 구조적 전환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박진호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장이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피를 더 이상 저평가 시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부문장은 "코스피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배 수준까지 올라왔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이미 1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시총의 4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PBR이 1배를 넘은 상황에서 지수를 '저평가'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부문장은 "이제는 지수를 맞추는 것보다 종목별 경쟁력을 봐야 할 시기"라며 "전반적인 상승보다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끈 핵심 요인으로는 정책 변화를 꼽았다. 그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나 주주권 강화가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를 맞추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며 "과거에는 대주주만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투자자도 함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자금 유입과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AI 투자 전략은 현재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의 '가격(P)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기기 수가 늘어나는 '수량(Q)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AI 시장의 초점도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어 앞으로는 성능 경쟁보다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게 결과를 제공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유망 분야로는 온디바이스 AI를 꼽았다. 박 부문장은 "이미 AI 서비스 지출이 빠르게 늘면서 '디지털 월세'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는 스마트폰이나 로봇 같은 기기에서 AI가 직접 작동하는 구조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헬스케어·원자력 분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원자력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중심으로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본격적인 성장 구간이 이제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 속에서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 펀드'도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순자산이 올 들어 2조원을 돌파하며 대형 펀드로 성장했다. 수익률은 지난해 113%를 달성했고 올해도 85%를 웃도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출시 이후 2024년을 제외하면 매년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초과수익을 기록했다.
박 부문장은 이 펀드에 대해 "한국 산업 구조 변화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AI 산업 투자 전략 변화에 맞춰 펀드 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비중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메모리 중심 투자였다면 지금은 소부장과 전력기기,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확산되는 구조로 분산 접근이 중요하다"며 "현재는 메모리와 소부장 비중을 50대50 수준으로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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