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어린이책은 수출 핵심 IP…지원은 여전히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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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왼쪽)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인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왼쪽)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인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어린이책은 뮤지컬 등 수많은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성인 도서만큼의 수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습니다.”

출판업계는 27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출판 분과 회의에서 어린이 도서 수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소영 문학동네 대표는 “이금이 작가를 비롯해 국내 어린이 도서 작가들의 해외 활동이 굉장히 활발한데 그에 비해 지원이 적다”고 했다.

한국 어린이책에 대한 해외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도서 행사인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는 한국 그림책이 주요 전시의 중심에 서고 있다. 최근 이금이 작가는 볼로냐 도서전 개막식에서 발표되는 안데르센상 글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어린이책은 구조적으로 수출이 까다로운 분야로 꼽힌다. 아동 도서와 관련해선 각국이 자국 문화와 언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우선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성인 도서만큼의 수출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업계에선 돌파구를 콘텐츠 확장에서 찾고 있다. 김 대표는 장편 동화 <긴긴밤>처럼 도서를 원작으로 한 공연이 다시 도서 판매와 해외 진출 논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졸업 작품으로 뮤지컬을 올리고 싶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이후 제작사가 보고 사업화로 이어졌다”며 “지금은 세 번째 시즌까지 이어지면서 공연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잘 되다 보니 도서 판매로도 이어지고 있고, 아시아와 해외 진출까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연은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제작 비용이 적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제작 과정에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해외로 진출할 때 법적으로 저작권 자문을 요청할 (정부) 창구가 없다”라며 “출판사로선 수출을 위한 계약서 검토에 지나치게 많은 자원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이 출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번역과 창작 전반에서 AI 활용이 확산하면서 해외 콘텐츠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권태완 KW북스 대표는 “예전에는 아주 유명한 베스트셀러만 한국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의 성적이 나오면 우리나라에 들어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중국, 인도, 미국은 번역하고 창작하는 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중국 등에선 AI를 활용해 제작한 웹소설과 만화 등이 빠르게 시장에 유통되고 있으며, 일부 작품은 한국 시장 진입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출판계의 대응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는 알음알음 알아서 하고 있지만 큰 회사들이 활용하고 있진 않다”이라며 AI 활용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과 제도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날 최 장관은 도서 제작비 일부를 법인세나 소득세 등의 세금에서 공제해주는 출판 제작비 세액공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판은 그 자체로 지식문화와 인문강국의 토대이며 K-컬처의 뿌리"라며 "관련 세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논리 발굴과 개선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지업계 담합 적발과 관련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출판계가 이 손해를 그동안 떠안아 왔지만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판 관련 예산이나 출판 기금 등으로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적발의) 실효성이 적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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