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실감난다. 190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카프리 팬츠’가 올 봄 패션 시장 주요 트렌드로 떠올랐다. 젊은 세대 중심으로 레트로(복고) 감성이 인기를 끌면서 과거 유행 아이템이 새롭고 ‘힙한’ 스타일로 받아들여지면서다.
27일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따르면 최근 3주간(지난 1일~21일 기준) 카프리 팬츠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배(3679%)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검색량도 전년보다 14배 이상 늘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에서도 관련 거래액이 전년보다 17배(1677%) 이상 뛰었으며 W컨셉에서도 해당 카테고리 매출이 665% 증가했다.
카프리 팬츠는 무릎과 발목 사이 길이로 떨어지는 슬림한 실루엣의 하의로, 국내에서는 일명 ‘7부 바지’로 불려왔다. 제품 이름은 이탈리아 휴양지 카프리섬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4년 디자이너 소냐 드 레나르트가 카프리 해변을 걷던 중 바지 밑단이 젖는 것을 보고 이를 방지하고자 만든 디자인이 카프리 팬츠의 시작이다. 1950년대 할리우드 스타 오드리 헵번이 영화 ‘사브리나’에서 이 의상을 착용해 대중적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초반에도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팝스타들이 즐겨 입으며 다시 한 번 인기를 끌었다.
애매한 기장 탓에 소화하기 까다롭다는 인식도 있으나 최근에는 발등이 드러나는 플랫슈즈나 오버사이즈 셔츠 등과 함께 착용해 단점을 보완하고 스타일리시함을 강조하는 식으로 연출되고 있다. 특히 데님과 면뿐만 아니라 울, 가죽 등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출근룩 등 일상적인 영역으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세련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2030 직장인 여성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레트로의 귀환인 셈. 과거 유행했던 패션이 젊은 세대에게는 오히려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면서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켄달제너, 제니, 차정원 등 국내외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해당 의상을 착용한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때 이른 더위도 수요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의 낮 기온은 29.4도까지 치솟으며 관측 이래 4월 중순 기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더위가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오면서 긴 바지보다 가볍고 시원하게 입을 수 있는 짧은 기장의 하의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패션 트렌드를 한 발 빠르게 선보이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는 이미 지난해 런웨이에서 카프리 팬츠를 주요 아이템으로 내세웠다.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는 2026 SS(봄·여름) 컬렉션에서 보라색, 초록색 등 강렬한 색감이 돋보이는 하이웨이스트 카프리 팬츠를 선보였다. 미국 컨템포러리 의류 브랜드 랄프 로렌도 셔츠에 카프리 팬츠를 조합한 스타일링을 공개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관련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여성 패션 브랜드 안젤로 비안코, 온앤온, 공드린 등은 해당 제품을 이번 SS 시즌 주력 상품으로 출시하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된 Y2K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카프리 팬츠가 재유행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4월부터 이례적 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짧은 기장의 하의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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