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변하고 있다…'싱크 넥스트 26'이 던진 두 가지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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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넥스트 26’ 탈춤과 메탈, 음악과 신체의 교차
선택보다 경험을 앞세운 구독 실험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7월 3일부터 9월 5일까지
16팀의 아티스트 참여, 10개 프로그램 진행

컨템퍼러리 공연의 흐름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시즌 '싱크 넥스트'가 다섯 번째 장으로 돌아왔다. '싱크 넥스트 26'는 7월 3일부터 9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다.

싱크 넥스트 26 간담회에 참석한 안호상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스튜디오오프비트, 세종문화회관 제공

싱크 넥스트 26 간담회에 참석한 안호상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스튜디오오프비트, 세종문화회관 제공

2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싱크 넥스트 26 제작 발표 간담회에서 안호상 사장은 "싱크 넥스트는 단순한 공연 시리즈를 넘어 동시대 창작자와 관객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선택은 나중에 경험은 먼저 확보하는 새로운 관람 방식을 통해 관객과 창작자의 접점을 한 단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시즌의 키워드는 '충돌과 교차'다. 탈춤과 메탈, 전통 성악과 전자음악, 포크와 영상, 서커스와 연극까지 이질적인 장르들이 한 무대 안에서 부딪히며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낸다. 총 16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10개 프로그램, 28회 공연을 선보이며 동시대 공연예술의 가장 전방위적인 스펙트럼을 펼친다.

싱크 넥스트 26 간담회에 참여한 창작진들이 대극장 무대에 앉아있다. ⓒ스튜디오오프비트, 세종문화회관 제공

싱크 넥스트 26 간담회에 참여한 창작진들이 대극장 무대에 앉아있다. ⓒ스튜디오오프비트, 세종문화회관 제공

개막작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이 시즌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한국과 프랑스 아티스트 6인이 참여해 정가와 중세 성악, 전통 현악기와 전자 사운드를 하나의 앙상블로 엮는다. 즉흥과 구성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로 다른 음악적 언어가 교차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천하제일탈공작소와 밴드 baan은 탈춤과 메탈이라는 극단적인 조합을 통해 신체와 사운드의 충돌을 밀어붙이고, 김창완밴드는 산울림으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음악의 정서를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한다. 김관지, 김혜경 등 안무가들은 전통적 신체 감각과 개인의 기억, 그리고 SF적 상상력을 결합해 무용의 언어를 확장한다.

형식 실험도 두드러진다. 코드세시는 컨템퍼러리 서커스를 통해 기예 중심의 서커스를 구조와 감각의 언어로 전환하고, 음이온의 '개기일식 기다리기'는 배우와 관객의 경계를 허물며 공연의 시작과 끝 자체를 흔든다. 이 작품은 백남준아트센터와의 공동 제작으로 미디어아트 영역과도 맞닿는다.

이처럼 싱크 넥스트는 지난 4년간 장르와 형식의 경계를 실험하며 약 2만4000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2024년에는 유료 좌석 점유율 91%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일부 작품은 아비뇽 페스티벌 등 해외 무대로 이어지며 창작과 유통의 확장 가능성도 입증했다. 올해는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안으로 에너지를 집중해 밀도있게 작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스튜디오오프비트, 세종문화회관 제공

ⓒ스튜디오오프비트, 세종문화회관 제공

실험은 무대 위에만 머물지 않는다. 관람 방식 역시 함께 바뀌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번 시즌에 맞춰 구독 모델 '클럽 뉴 블랙(Club New Black)'을 도입하고, 국내 공연계 최초로 '블라인드 구독'과 '단계별 판매'를 적용했다.

블라인드 구독은 라인업 공개 전에 구독권을 먼저 구매하고, 이후 원하는 공연과 좌석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공연 확인 후 예매라는 구조를 뒤집어 경험의 기회를 선점한 뒤 선택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모델이다. 싱크 넥스트 관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2030 세대의 소비 패턴인 즉흥성과 선택의 유연성을 반영한 결과라는 게 세종문화회관 측 설명이다.

총 400개 한정으로 운영되는 구독권은 3단계로 나뉘어 판매된다. 이미 진행된 페이즈 1과 2는 라인업 공개 전 블라인드 방식으로 판매돼 전석 매진됐고, 구매자에게는 일반 티켓 오픈 이전에 좌석을 선점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마지막 단계인 페이즈 3는 4월 28일 오후 4시에 열리며 전 공연 티켓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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