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는 축구팀의 패배에 분노해 해당 팀의 선수는 물론 임신한 그의 아내에게까지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붙잡힌 용의자는 17세 소년이었다.
22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영국 하트퍼드셔주 경찰 발표를 인용해 아스널(잉글랜드) 미드필더 카이 하베르츠(독일)와 그의 아내를 온라인상에서 학대한 혐의로 17세 소년 A군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군은 런던 북부 세인트올번스 출신으로,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게 된다.
A군은 지난 13일 열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전)에서 아스널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패배하자 하베르츠와 그의 아내에게 비난의 화살을 겨눴다.
이날 경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졌지만 1:1로 비겼고, 승부차기에서 3:5로 아스널이 패했다.
풀타임을 뛴 하베르츠가 몇 차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지 못한 데다 승부차기에서도 득점에 실패하자 일부 팬들은 그를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A군의 메시지는 도를 넘었다. 하베르츠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도 모자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하베르츠의 아내 소피아에게도 악질적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BBC는 전했다.
A군은 임신 중인 소피아에게 "당신이 유산을 해 아기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소피아는 언론에 메시지를 공개한 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대응했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도 "선수들에 대한 온라인 학대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 하루빨리 근절돼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
하베르츠 부부는 2018년부터 교제하다 지난해 결혼했고, 소피아는 지난해 11월 임신 소식을 알렸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