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휴전 직전부터 가자서 존재감 드러내
서안지구서 유대인 정착민의 팔 주민 폭력 심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 가자 지구에서 19일 낮부터 발효되자 이스라엘이 번개 같이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로 군사 초점을 옮기고 있다.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은신처이며 신규 조직원을 모병 훈련하는 온상으로 주시해온 서안 북부의 제닌에 21일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폈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 전쟁과 병행해서 진행해왔던 서안 도시 급습의 최신판인 제닌 작전에 대해 ‘테러를 뿌리뽑는 것’이 목적이며 ‘광범위하고 대규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안 지구 라말라에 소재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는 작전 몇 시간 만에 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서안 작전이 가자에서 벌어진 최근의 ’놀라운 모습‘으로부터 사람들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리는 노릇을 할 것이라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가자 전쟁이 15개월이 지나며 최소한 팔레스타인 주민 4만 6000명이 목숨을 잃었고 최대 3만 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 조직원 중 2만 명 정도가 이스라엘 공격에 죽었다고 이스라엘 군은 말해 왔다. 거기에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야와 군사 최고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차례로 폭사 처단했다.
그런데 19일 정오부터 휴전이 발효되기 전부터 가자 곳곳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검은 복면을 쓰고 나타나 퍼레이드를 했다. 몇 시간 뒤 이스라엘 인질 여성 3명을 국제적십자 버스로 인계하는 과정이 생중계되었고 거기서 하마스의 존재감이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게 드러났다.
수천 명의 가자인들이 이스라엘 규탄 구호를 외치며 무슨 일을 낼 것처럼 하마스 버스와 적십자 버스를 에워싸고 가까이 조여드는 모습도 뜻밖이었지만 복면의 하마스 요원들이 이런 무질서 속에서 중심을 잡고 인질을 이동시키는 장면은 더 인상적이었다.2007년부터 가자를 통치하던 하마스는 15개월 동안 가자 거리에서 사라져 단순한 ’경찰‘ 노룻도 하지 못했다. 그런 하마스가 건재를 강력한 모습으로 과시한 것이다. 이 장면을 보고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하마스가 소탕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가자에서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고 라이벌인 팔 자치정부 통치의 서안지구에서 세력 보충을 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자 전쟁 중에도 서안 지구에서 500명이 넘는 팔 인들을 사살했던 이스라엘은 이를 묵과하기 어렵다.
또 서안 지구에서 최근 팔 자치정부의 하마스 견제가 표면화한 가운데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민들의 팔 주민에 대한 폭력행위가 심해졌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20일 팔 주민들에 폭력을 행사한 유대인 정착민 수십 명에게 바이든 정부가 내렸던 제재를 무효화했다.
몇 시간 뒤 유대 극단주의자들이 팔 인 거주지를 급습해 차량과 건물에 불을 질렀다. 그리고 다음날 이스라엘 군의 제닌 공격이 이어졌다.팔 자치정부를 주도하는 파타당은 수 주 전 제닌에서 하마스 무장세력에 대해 경고성 작전을 펼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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