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이 최근 국내 복싱 대회에서 중학생 선수가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진 사고를 두고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학생 부모 측은 사고 후뿐만 아니라 전반전인 운영 전체를 봐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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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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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현장 |
A군의 부모는 12일 이데일리에 유 회장의 지시에 고마움을 밝히면서도 “사고 이후에만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두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부모님이 심정을 떠올리면 가슴이 저리다”며 “무엇보다 사고로 의식을 찾지 못하는 선수의 빠른 회복을 간절히 바란다”고 적었다.
유 회장은 “사고 이후 대처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면 철저하게 조사하고 검토해 우려에 조속히 대처하겠다”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책이 있는지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운동장은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곳이지,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공간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한체육회장으로 이번 사고를 깊이 새기겠다”며 “아이들이 안심하고 운동할 환경을 만들기 위해 경기 운영과 안전관리, 응급 대응 체계를 철저히 살피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군의 부모는 “사고 이전에 대회를 준비하면서 안전 매뉴얼 등을 점검하고 심판·지도자에 대한 교육 등도 이뤄졌을 것”이라며 “사고 후 대처에만 집중해서 볼 게 아니라 그전에 대회가 어떻게 준비됐고 운영됐는지 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후 상황만 보면 사전에 막을 기회를 또 놓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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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대회에 출전했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A 군이 병실에 누워 있다. 사진=A군 부모 제공 |
앞서 A군은 지난 3일 제주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에서 경기 중 상대 선수 펀치를 맞고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뇌 수술을 받았으나 열흘이 가까워져 오는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A 군의 부모는 대회 운영과 응급조치, 소속 복싱 클럽 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한편, 서귀포경찰서는 A 군의 부모가 대회 진행 과정과 응급 이송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밝혀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함에 따라 내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