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오페라와 역사, 그 속에 인문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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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오페라는 인간이 창조한 예술 형식 중 가장 복합적이고도 독창적인 장르다. 음악, 문학, 연극, 미술, 무용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이다.

오페라 전문 지휘자인 양진모는 최근 출간한 ‘히스토페라’에서 “오페라는 역사적 사건과 인간 내면을 동시에 탐구하는 데 탁월한 도구가 되어왔다”고 밝혔다. 베르디의 ‘돈 카를로’는 스페인의 종교 갈등과 권력 구조를,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제국주의 시대의 문화 충돌과 비극을 담고 있는 것이 그러하다.

제목인 ‘히스토페라’는 ‘히스토리’(역사)와 ‘오페라’를 조합해 만든 단어다. 제목처럼 저자는 오페라의 본질적 가치를 ‘역사’라는 시선을 통해 새롭게 바라본다. 역사적 의의가 깊은 오페라 △오르페오 △두 사람의 포스카리 △루크레치아 보르자 △안나 볼레나 △돈 카를로 △보리스 고두노프 △안드레아 셰니에 △토스카 △나비부인 △닉슨 인 차이나 등에 담긴 역사적 배경을 알기 쉽게 풀어낸다.

저자가 직접 지휘한 오페라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작품 분석에 깊이를 더한다. 저자는 ‘오르페오’를 지휘하며 직접 체감한 르네상스의 창조 정신과 음악 혁신, ‘안드레아 셰니에’에서 마주한 프랑스 혁명의 격렬한 감정, ‘토스카’에서 되살아난 나폴레옹 치하의 격동과 진실한 사랑의 서사를 생생하게 전한다. 오페라의 구조, 음악 형식, 무대 연출, 대본의 언어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역사적 배경이 예술 속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저자는 그동안 80여 편의 오페라를 1200회 이상 지휘한 한국 유일의 오페라 전문 지휘자다. 현재 코레아나 클라시카 오케스트라 에술감독을 맡고 있다. 사학자이자 미학자였던 조부, 그리고 열정적인 클래식 음악 애호가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유년 시절부터 오페라와 역사를 함께 바라보며 깊이 있게 생각해왔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오페라와 역사, 그리고 나의 삶과 예술적 여정이 만나는 교차점”이라며 “독자들에게 오페라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기회를 제공하고,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반추할 수 있는 꼐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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