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발생한 고농도 오존(O₃)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오존은 성층권에 있을 때는 자외선을 흡수하며 ‘지구의 방어막’ 역할을 하지만, 대류권(고도 10㎞ 이하)에선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심혈관에 문제를 일으키는 등 인체에 해로운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눈에 보이지 않고 마스크로 막을 수도 없어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3~4월 오존주의보 30회 발령
3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올해 3~4월 오존주의보가 전국에서 30회 발령됐다. 지난해 3~4월 오존주의보가 5회 발령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여섯 배로 늘어났다. 오존주의보는 시간당 평균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이면 발령되고, 기준치 아래로 내려가면 해제된다.
오존 농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1997년 한국의 연평균 오존 농도는 0.019ppm에 불과했지만 2005년 0.021ppm, 2013년 0.026ppm, 2025년 0.033ppm으로 매년 높아졌다. 특히 국내 도시 지역의 오존 농도는 연평균 0.6ppb(10억 분의 1) 오르며 전 세계 평균보다 두 배 빠른 증가 속도를 기록했다.
대류권의 오존은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햇빛과 반응해 생성된다. 이 때문에 햇빛이 강하고 온도가 높은 5~8월, 오후 2~6시에 오존주의보도 집중 발령된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봄가을철 온도가 높아지고 일사량이 늘면서 2020년대 들어 3월과 10월에도 오존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다.
올여름은 평년보다 더워 오존 생성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북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 한반도 동쪽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돼 고온다습한 남서풍 유입이 늘어나면서다. 기상청에 따르면 5~7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0%를 기록했다.
◇심폐질환자에게 치명적
오존은 하수 살균에 쓰일 정도로 화학반응성이 높고, 자극적이다. 또 미세먼지와 달리 마스크로 막을 수 없다. 공기를 흐리게 하지도 않아 알아차리기 어렵다.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고농도 오존은 눈과 목을 따갑게 하고 기도 수축, 호흡 곤란, 두통, 기관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어린이와 노약자, 호흡기 질환자에겐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의 제1차 기후보건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오존 농도 상승에 따른 초과사망자는 2010년 1248명에서 2019년 2913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초과사망자는 주로 65세 이상이었다. 초과 사망은 통상 발생하는 사망을 뛰어넘는 규모로 발생한 사망을 말한다.
◇“원인 물질 체계적 관리해야”
오존 농도를 낮추기 위해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세먼지 저감 노력에 NOx는 빠르게 줄었지만, 오히려 오존 농도는 짙어졌다. VOCs의 감소세가 더뎌 비율이 무너지면서다. 오존 농도를 낮추려면 원인 물질인 NOx와 VOCs가 적정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NOx는 햇빛과 만나면 오존의 재료가 되지만, 밤에는 오존을 제거한다. NOx가 감소해 오존의 자연 감소량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NOx와 VOCs의 비율이 깨져 오존 생성에 유리한 방향으로 대기 환경이 변화했다”며 “고농도 오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맞춤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영기 기자

3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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