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의미 있는 테크니컬 리포트를 발표하는 등 업계와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큰 기업으로 주관기관 자체만으로도 풀스택 AI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송상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수행할 정예팀 5곳을 발표하던 중 네이버클라우드팀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네이버클라우드팀을 포함해 업스테이지·SK텔레콤·엔씨 AI·LG AI연구원 등 5곳이 주축이 된 정예팀이 이번 사업을 맡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들 정예팀은 반기마다 평가를 거쳐 한 팀씩 탈락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2개 팀이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송 실장은 네이버클라우팀 선정 배경에 대해 "다년간 국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을 선도하고 자체 개발 AI 모델로 다수의 서비스를 상용화해 우수한 개발 역량과 경험이 인정됐다"며 "최종 산출물로 매우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했고 성공 시에 글로벌 선도기업에 버금가는 경험과 기술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AI 기술 개발부터 서비스 구현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할 수 있는 'AI 풀스택'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태국·일본 등에서 소버린 AI를 구축한 경험도 갖고 있어 K-AI 글로벌 수출 모델을 확립하는 데도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사업에선 네이버의 언어·음성 기반 멀티모달 기술과 트웰브랩스의 세계 최고 수준 영상 AI 기술을 결합해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 이종 데이터를 통합 이해·생성하는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다.
국내 산업과 공공 분야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용되는 완성형 멀티모달 AI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은 정예팀 선정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송 실장은 "생태계 기여 계획으로 옴니 모델을 활용한 전국민 AI 접근성 향상 계획을 제시했는데 주 기관의 서비스에 접목됐을 때 쉬운 접근성 확보가 가능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팀네이버는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AI 경쟁의 최전선을 도맡는 대표 기업으로 떠올랐다.
앞서 네이버 AI 이노베이션센터장을 맡았던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일찌감치 영입되면서 'AI 3대 강국' 등 성장 전략과 미래 과제를 맡게 됐다. 네이버 출신 AI 전문가가 AI 정책을 통합·조정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진두지휘하게 된 셈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달 22일 자체 개발한 경량화 추론 모델 AI '하이퍼클로바X 시드B 14B 싱크'를 상업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AI 에이전트 서비스 핵심 기술로 꼽히는 추론 모델을 상업용으로 공개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네이버는 소버린 AI를 강조하면서 자체 개발한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화 모델을 계속해서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해 왔다. 이재명 정부가 국가 주도 AI 생태계를 강조하고 있는 소버린 AI 전략과 결이 맞다.
네이버클라우드팀을 비롯한 정예팀은 6개월 이내 출시된 최신 글로벌AI 모델의 95% 이상 성능을 갖춘 독자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5개팀을 대상으로 반기마다 평가를 거쳐 한 팀씩 탈락시켜 최종 2개팀을 선발한다.
정부는 이번 정예팀 선정 평가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사업비를 심의·조정한다. 이후 정예팀별 사업 범위, 지원 내역 등을 확정하고 이달 초 모든 정예팀과 협약을 체결한다. 이들 팀은 'K-AI 모델, K-AI 기업'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본 프로젝트의 담대한 도전은 이제 시작이자 '모두의 AI' 출발점이 될 것이며 대한민국 AI 기업·기관들의 도약, 소버린 AI 생태계 확장을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클로바 기술총괄은 "AI는 단순히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실제 서비스와 산업 현장에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외 어디서나 활용 가능한 국가대표 AI 모델을 구현하고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하는 K-AI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