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바닥인데…탄핵 찬반 나뉘어 당권 다툼하는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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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S조사서 국힘 지지도 16%
또 최저...모든 권역서 與에 패

분위기 반전할 카드 부재한데
전대 앞두고 당 내홍만 깊어져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조경태·김문수·안철수(왼쪽부터) 후보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조경태·김문수·안철수(왼쪽부터) 후보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아직도 계엄이니, 탄핵이니 이러고 있으니 참.”

최근 매경AX와 만난 한 국민의힘 의원은 8·22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분위기가 어떤지 묻는 데 대해 잠시 뜸을 들이다 이같이 말했다. 좀처럼 당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법이 없는 그이지만, 찡그린 미간과 옅은 한숨에서 고뇌가 느껴졌다.

이 의원은 “물론 당대표 뽑는 건 중요하다. 그렇지만 17%(7월 21~23일 NBS 지지율 조사)가 얼마나 무서운 숫자인가. 우리는 지금 전국에서 지고 있다”며 “당장 큰 선거 없으니 당권에만 다들 관심이 가 있고, 전당대회 전까진 뭘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고 혀를 찼다.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는 우려에도 국민의힘 당권주자들 간의 설전과 거친 언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둘러싼 경쟁 구도까지 형성된 가운데 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도는 역대 최저를 또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이달 4∼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지지도는 16%를 기록했다. 2주 전 이뤄진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하락하며 최저치를 재차 경신했다.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지도는 약 3주 전 NBS 조사에서 19%를 기록하며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꾼 이래 처음으로 20% 선이 무너진 바 있다. 대구·경북(TK)만큼은 지켜낸 직전 조사와 달리, 이번 조사에선 모든 권역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 지지도가 낮았다.

TK에서는 민주당 37%·국민의힘 23% 순으로 지지율을 기록했고, 마찬가지로 영남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민주당 33%·국민의힘 24%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라에서는 민주당 62%·국민의힘 2%로 무려 60%포인트 차이가 났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조경태·김문수·안철수(왼쪽부터) 후보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조경태·김문수·안철수(왼쪽부터) 후보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도가 17% 수준이라는 직전 조사 결과가 공개된 뒤 약 2주간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복수의 야권 인사들은 하나같이 ‘17%’를 언급하며 정국 분위기를 반전할 카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3선 의원은 “특정 인물에만 꽂혀서 그게 혁신인양 얘기할 게 아니고, 시스템 자체에 어디서 문제가 생겼고, 혹은 우리 당헌·당규가, 아니면 강령이 현시대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면 거기서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며 “포괄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 역시 “17%라는 건 100명이 있을 때 80명 이상이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누구를 쳐내고 말고, 그러면서 사분오열할 때가 아니라 매일 같이 모여서 혁신에 대해 의총을 하고 국민 앞에 납작 엎드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NBS 조사 발표 후에는 PK를 방어하지 못했다는 위기감이 특히 큰 분위기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에서마저 민심이 돌아섰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내홍만 깊어지고 있어 지지율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 = 연합뉴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당권주자 4명 중 ‘찬탄파(탄핵 찬성파)’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의 경우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본명 전유관)씨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장동혁 의원을 향해 “계엄 3형제”라며 “대한민국 헌정사의 죄인”이라고 직격했다.

안 의원은 “계엄을 미화하고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계엄 3형제 전한길·김문수·장동혁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죄인들”이라며 “이들이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쯤 되면 이재명 민주당과 같은 편이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과 더불어 찬탄파인 조경태 의원도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장관을 향해 “당장 후보직을 사퇴하고 정계 은퇴도 (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이 “계엄으로 죽은 사람이 있느냐”고 발언해 구설에 오른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반면 김 전 장관과 함께 ‘반탄파(탄핵 반대파)’로 분류되는 장 의원은 SNS를 통해 “안 의원은 민주당의 의회 폭거에 동조해 당론을 어기고 반복해서 특검에 찬성표를 던졌다”며 “내부총질을 멈추고 당원들에게 석고대죄하는 것이 도리”라고 응수했다.

오는 12~14일 당대표 선출을 위한 권역별 합동연설회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당권주자들이 당심(黨心) 잡기에 나서면서 발언 수위가 더 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홍 양상이 지속될수록 전당대회 전후 당의 지지율에 악영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인용된 NBS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4.7%였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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