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부족·일교차·면역 저하…가을철 피로 유발 3대 요인
김양현 교수 “혈액검사·수면 평가로 원인 찾을 수 있어”
19일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는 대부분 생체리듬을 회복하면 자연스럽게 개선되지만 시간이 지나도 활력이 돌아오지 않고 오히려 활동 후에 더 피곤해지거나, 수면 후에도 개운하지 않다면 만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햇빛 노출을 늘리고, 전자기기 사용을 줄여 일주기 리듬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신체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2주 이상 증상이 계속되면 의료기관에서 기본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로는 대개 과음, 수면 부족, 장거리 이동 등으로 인한 일시적 컨디션 저하이며, 보통 3~7일 안에 회복된다. 하지만 가을철 피로는 단순한 생활 피로와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기온 변화로 인해 체온 조절 부담이 늘고, 일조량 감소로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들어 무기력감이나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등 호흡기 증상이 겹칠 경우 산소 공급이 줄고, 이로 인해 전신 피로가 심해질 수 있다.만성피로증후군은 6개월 이상 피로가 지속되며, 휴식을 취해도 회복되지 않고, 평소 하던 활동 후에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상 직후 상쾌함이 없고, 주의력 저하나 기억력 감퇴가 반복되며,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소화불량, 어지럼, 심계항진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가을철에는 자율신경계가 기온 변화에 적응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므로, 기초 체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만성피로 상태에 빠지기 쉽다. 면역력도 함께 저하돼 감기, 인후염, 장염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롱코비드’로 인한 피로,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남은 경우에도 이와 유사한 양상이 나타난다.
생활 습관을 개선해도 피로가 지속된다면 병원 진료를 고려해야 한다. 의료기관에서는 빈혈, 갑상선 기능 이상, 간·신장 질환,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등 피로를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 질환을 감별할 수 있다. 혈액검사를 통해 철분, 비타민D, 혈당 등을 확인하고, 필요 시 수면 검사나 심리 검사를 병행한다. 최근에는 자율신경계 기능을 분석하는 진단기기도 일부 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피로는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충분히 쉬고 회복하려 해도 일상 기능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피로감이 이어진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만큼 피로가 지속되는 경우, 병원 진료를 통해 조기 발견과 치료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생체리듬 회복은 가장 기본적인 개선 방법이다. 일정한 취침·기상 시각을 유지하고, 오전 중 햇볕을 30분 이상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고 조명을 어둡게 유지해 수면 유도 호르몬 분비를 도와야 한다. 운동은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좋으며, 스트레칭이나 산책처럼 저강도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식사는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부드럽고 소화가 쉬운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보양식이나 기능식품은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기존에 익숙한 음식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 따뜻한 물 등을 함께 챙기면 장 기능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