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거점대와 협력 플랫폼 …'국가 성장엔진 서울대'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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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방 거점대와 협력 플랫폼 …'국가 성장엔진 서울대' 만들 것

업데이트 : 2026.05.28 18:21 닫기

서울대 개교 80주년 유홍림 총장
대담 = 김동은 사회부장
AI로 지식습득, 수업선 토론
엔비디아 등과 기술 공동개발
사회공헌은 대학 본연의 기능
거점국립대 협력 플랫폼 될것
산학협력 효율화 조직도 신설
기술 사업화·창업 생태계 구축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지난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총장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지난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총장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서울대는 올해 개교 80주년을 맞아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두 과제에 직면해 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지난 2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대학의 역할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궁리하는 것"이라며 "AI와 지역인재 양성 등 대학을 둘러싼 담론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서울대는 사회 전체와 연결된 공공 지식공동체로 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총장은 "앞으로 서울대의 성과가 내부에 머무르는 대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만들어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2027년부터 해외 연수와 공동연구 사업 등에 다른 거점국립대 학생도 포함할 계획이다. 지역인재 양성과 국가 혁신을 위한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대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대학은 더 이상 초중등 교육 이후 이어지는 하나의 교육기관에 머물 수 없다. 지금 대학은 국가 경쟁력과 성장동력을 만드는 엔진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나 '성장엔진' 같은 표현이 나오는 것도 대학의 역할이 교육기관을 넘어 국가 성장엔진 구축으로 확장되고 있어서다."

-서울대는 한국의 성장엔진 역할을 수행해왔나.

"서울대가 우리 사회의 기대를 충족했는지에 관해선 내부에서도 깊이 성찰하고 있다. 교육이 격차를 재생산하는 구조가 됐다거나 다양한 인재를 충분히 포용하지 못했다는 지적 등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학의 성과가 사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충분히 만들지 못했다는 한계도 있다. 이제라도 '사회 공헌'은 선택이 아닌 대학 본연의 기능으로 봐야 한다. 서울대의 지식을 사회 전반에 퍼트리는 공적 기능도 필수다."

-서울대가 할 수 있는 사회 공헌은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지역발전이 있겠다. 5극 3특 기반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맞춰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연구 허브 기능을 강화하겠다. 서울대는 물론, 전국 거점국립대와 함께 경쟁력 있는 교육·연구 거점을 조성해 서울대가 지역발전의 협력자 역할을 하고자 한다."

-지역대학과의 협력 방안이 있나.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해 거점대학들을 위한 협력 플랫폼이 되겠다. 실제로 2024년부터 핵융합, 소형모듈원전(SMR),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울대가 보유한 희소 장비와 실습 프로그램을 지역학생들에게 제공 중이다. 동시에 2027년부터는 다른 거점국립대 학생들과 공동 해외연수도 추진한다. 연수 주제는 AI·빅테크, 플랫폼, 바이오·헬스케어, 친환경·딥테크 등으로 넓히고, 공동창업 모델 연구와 글로벌 창업가 정신 체득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AI 시대에 어떤 변화를 모색하나.

"AI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속도를 맞추고자 학생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어떤 범위에서 쓰는지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는 서울대 학생들이 AI를 주로 '도서관'처럼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지식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로 보는 것이다. 그에 맞춰 교육 방식도 바꾸고 있다. 앞으로는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사전에 필요한 지식을 학습하고, 수업 시간에는 토론과 질문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것이다.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질문과 대화를 통해 사고를 확장했던 소크라테스·공자식 교육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AI 분야 빅테크와의 협력은 없나.

"엔비디아,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추진 중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지난 4월 매디슨 황 수석이사의 방문을 계기로 AI 협력에 대한 공감대가 생겼다. 단순한 인적·물적 교류를 넘어서 대학의 연구 성과가 산업계로 빠르게 확산해야 한다. 동시에 산업계가 가진 어려움도 대학의 연구로 해결하는 등 서로 AI 연구 파이프라인의 처음과 끝을 잇길 기대한다."

-서울대 졸업생은 기초 역량에 비해 현장 적응력이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대학 교육이 보완할 과제라고 본다. 이에 서울대도 산학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한 현장 문제 해결형 교육을 강화 중이다. 올해에만 관련 간담회를 5회 개최해 대학 내부 의견을 종합했다. 공통적으로 기업에 비해 대학의 행정 속도가 느린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수용해 산학협력의 신속성 강화에 초점을 둔 조직을 올해 안에 신설할 계획이다. 산학 프로젝트에서 연구인력을 더 유연하게 활용하도록 겸직 규정 등도 개선하고자 한다."

-교내 창업 인기도 커지고 있는데.

"서울대가 대학의 연구 성과를 사업화로 이어가는 창업 생태계의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 서울대기술지주는 현재 14개 펀드, 약 1100억원의 투자자산을 운용 중이며 오는 7월까지 150억원 규모 신규 펀드도 결성할 예정이다. 창업을 한 선배들과 벤처캐피털(VC) 네트워크를 활용해 연구실에서 거둔 성과가 창업과 투자 유치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총장으로서 체감한 서울대의 내부적 한계는 없었나.

"경직되고 관료적인 운영 시스템으로 의사결정이 지연되곤 한다. 여기에 각 단과대학이 강한 자율성을 가져 서로 분절된 듯한 모습도 보인다. 예컨대 A단과대의 교과목 신설을 B단과대가 반대해 막거나 대학원생 충원을 수년째 못 하는 학과에서 조교 1명을 못 줄이는 사례도 많다."

-해결 방안은 없나.

"의사결정이 느린 것 자체는 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 포용해야 할 특성이다. 따라서 논의를 줄이는 대신 패스트트랙 절차를 도입하고 제도혁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민첩한 조직 운영으로 보완하는 게 진정한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유홍림 총장

△1961년 충북 청주 출생 △1984년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1986년 서울대 정치학과 석사 △1994년 미국 럿거스대 정치학 박사 △1995년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2016~2018년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학부장 △2020~2022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장 △2023년~ 서울대 제28대 총장

[김송현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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