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일 고변동성 장세
안전자산·성장주 함께 담는
바벨 전략에 투자자들 관심
안정적인 채권 방패로 삼고
확실한 대장주로 수익 높여
퇴직연금 편입 가능 매력도
코스피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고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 충격을 방어하면서도 성장주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지정 종목 채권혼합형', 이른바 '바벨 전략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벨 전략이란 역기 양 끝에만 무거운 추를 다는 것처럼 모호한 위험 자산은 배제하고 고성장주와 초안전 자산이라는 극단적 조합에 집중하는 자산 배분 기법을 뜻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확실한 대장주를 '창'으로 삼아 압축 투자하고 안정적인 채권을 '방패'로 삼아 퇴직연금 계좌를 채우려는 '스마트 연금 개미'들의 자금이 실제로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이달 28일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 핵심 축인 엔비디아와 알파벳(구글)을 한 번에 담은 '1Q 엔비디아알파벳채권혼합50'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주가의 흔들림 속에서도 매월 안정적 현금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월배당 구조로 설계됐다. 현재 국내 ETF 시장에는 엔비디아 밸류체인·테슬라 밸류체인에 집중하는 상품과 엔비디아채권혼합·테슬라채권혼합 등이 상장돼 있다. 엔비디아와 알파벳 두 핵심 기업을 조합한 ETF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퀀트솔루션본부장은 "글로벌 증시 환경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결국 지배력이 확실한 종목으로 압축해야 한다"며 "엔비디아와 구글은 각각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라는 AI 산업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인프라스트럭처에 충실한 종목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2~3개 핵심 종목 이름을 펀드명에 명시한 지정 종목 채권혼합형 ETF는 업황·종목 구성에 따라 성과가 엇갈리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은 상품들은 압도적 자금 유입과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어 KB자산운용의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상장 후 30.7%의 수익률을 올리며 3조9000억원 규모의 뭉칫돈을 끌어모았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수익률이 39%에 달하며 유입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미국 빅테크를 고루 담은 'RISE 테슬라애플아마존채권혼합'은 올 들어 약 2%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고 순자산 규모도 186억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KB자산운용은 최근 스페이스X와 테슬라에 25%씩 투자하고 나머지 50%는 미국 단기 국채를 담는 'RISE 미국우주&로봇TOP2미국채혼합50'을 신규 론칭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주식 비중을 50% 수준으로 묶고 채권을 혼합한 형태의 상품을 끊임없이 내놓는 가장 큰 이유는 퇴직연금(DC·IRP) 계좌의 안전자산 투자 규제를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퇴직연금 감독규정상 투자자는 계좌 자산의 최대 70%까지만 주식형 ETF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으며 나머지 30%는 반드시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이때 주식 비중이 50% 이하인 채권혼합형 ETF는 규정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변동성 장세에서도 퇴직연금 계좌의 100%를 이 상품으로만 꽉 채울 수 있다는 뜻이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바벨 ETF에 대해 "투자자들이 개인연금·퇴직연금 계좌에서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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