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땐 모회사 이사회가 주주보호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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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수봉 교수, 중복상장 제도개선 3차 세미나 발제
주주영향평가·보호방안 마련 등 이사회 의무 강화 제안

  • 등록 2026-05-27 오전 10:50:47

    수정 2026-05-27 오전 10:50:47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중복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이사회에 주주영향평가와 보호방안 마련, 주주소통 등의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일반주주 가치 희석 우려가 반복돼 온 만큼, 모회사 이사회 차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해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충실의무가 도입된 만큼 모회사 이사회 역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충실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중복상장 제도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세미나’에서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를 진행 중이다. (사진=신하연 기자)

왕 교수는 “중복상장이 문제 되는 이유는 모회사의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에 이해상충 관계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자회사 상장은 자회사 이사회 결정 사항으로 여겨지면서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방안이 상대적으로 배제돼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충실의무가 도입된 만큼 모회사 이사회 역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충실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왕 교수는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영향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이사회 찬반결의 및 자회사 통지 △관련 내용 공시 등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주주영향평가는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절차다.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 등 외부 전문가 도움을 받아 예상 주가 디스카운트와 지분 희석, 자회사 가치 상승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후 이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외에도 자회사 주식 배분, 공모주 우선배정권 부여, 일정 기간 추가 자회사 상장 제한 등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왕 교수는 “주주 가치 훼손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구체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주주소통 절차와 관련해서는 온·오프라인 주주간담회와 설문조사, 임시주총 등을 통해 일반주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사회는 이 같은 평가 결과와 주주 의견 수렴 절차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회사 상장에 대한 찬반 결의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자회사 측에 통지하거나 공시 시스템에 공개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왕 교수는 “주주영향평가와 주주보호 방안, 주주소통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이사회가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관련 내용 역시 공시를 통해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회사 상장에 따른 주주영향평가와 찬반 의결 과정 전반을 공시하도록 해 일반주주가 충분히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사회 내 특별위원회 설치 필요성도 언급됐다.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 사외이사나 외부 인사 중심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자회사 상장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세계푸드 사례를 언급하며 “특별위원회가 주주 간 이해상충 완화를 위해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인상 등을 권고한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모회사 주주동의 방안으로는 △주주동의 의무화 △비례심사를 통한 예외 허용 등 두 가지 안이 제시됐다. 주주동의를 의무화할 경우 일반주주 보호 취지에는 부합하지만 사실상 자회사 상장을 모회사 주주가 결정하게 되는 문제가 있고, 반대로 예외 허용 방식은 이사회 중심 경영 취지에는 맞지만 상장 심사 재량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주주동의 방식으로는 비지배주주 다수결(MoM·Majority of Minority), 3%룰, 특별결의 등을 제시했다. 그는 “MoM 방식은 일반주주 보호 취지에는 가장 부합하지만 주주평등 원칙과 충돌 가능성이 있고, 실제 가결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왕 교수는 해외 상장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상장이 어려워질 경우 해외 상장으로 우회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해외 상장에 대해서도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장치가 동일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복상장은 모회사 핵심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자회사를 별도 상장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쪼개기 상장’ 논란과 함께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올 7월 시행을 목표로 ‘중복상장 원칙 금지, 일부 예외 허용’을 골자로 한 세부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거래소 주최로 열린 이날 3차 세미나는 중복상장 관련 모회사 이사회의 의무 등에 대해 발제하고, 이에 대한 시장참여자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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