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주 주가가 이달 들어 반등에 나섰다. 카지노를 방문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부가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한 점이 VIP 모객 기대와 함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전날 4.72% 오른 1만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25.6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카지노주인 GKL(13.19%)과 파라다이스(12.17%)도 10% 넘게 뛰었다. 3사 주가 모두 해당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2.73%)을 크게 웃돌았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들은 롯데관광개발을 각각 34억원과 145억원어치 사들였고, GKL도 51억원과 5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파라다이스는 기관이 186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주가를 밀어올렸다.
카지노주 주가 상승세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됐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제주도에서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지역 특성상 지난 1분기가 비수기였음에도 방문객 수와 드롭액(카지노 이용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이 모두 증가했다. 올 1분기 롯데관광개발의 카지노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3% 늘어난 약 11만명으로 집계됐다. 드롭액도 25.3% 증가한 481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관광개발 카지노의 3월 방문객 수가 4만68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드롭액도 지난해 8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특별한 연휴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GKL과 파라다이스의 경우 드롭액은 줄었지만 홀드율(고객이 게임에서 잃은 금액의 비율)이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GKL의 지난 1분기 드롭액은 8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지만 홀드율은 2.9%포인트 상승했다. 파라다이스의 드롭액도 1조6900억원으로 2% 줄었지만 홀드율이 1.3%포인트 올랐다.
증권가에선 이들의 지난 1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증권이 추정한 카지노 3사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롯데관광개발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129억원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09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파라다이스와 GKL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23억원과 189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와 37%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도 시장 전망치인 482억원과 183억원을 상회할 것이란 예상이다.
아울러 중국의 노동절 연휴(5월 1~5일)가 시작되고, 한국 정부가 이르면 오는 3분기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해 실적 개선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현지 연구원은 "(1분기 제주도가) 비수기임에도 중국 방문객 수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며 "올 3분기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시적 무비자 입국이 허용됨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인바운드가 확대돼 내륙 카지노와 함께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고 봤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한·중 관계가 개선되는 추세에서 제주도를 포함한 한국 방문 중국인 수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위안화 강세도 유지되고 있다"며 "제주도 역시 올해 중국인 방문객 수가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