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거나 병원 대기실에 앉아 링거를 맞는 모습이 포착됐다.
8일 미국 뉴욕포스트 등 해외 매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중국의 HMPV 확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특히 14세 이하 어린이 환자 및 중국 북부 지역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현지 매체는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의 한 병원에 자리가 없어 병실에 들어가지 못한 환자 수십 명이 대기실로 보이는 곳에 앉은 채로 링거를 맞는 모습을 보도했다.
다만 중국 내 HMPV 확진자의 정확한 규모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15일 중국의 외래 및 응급 인플루엔자 유사 사례 중 HMPV가 남부에선 3위, 북부에선 2위를 차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HMPV 감염증은 급성호흡기감염증의 일종으로, 바이러스가 호흡기 비말을 통해 직접 전파되거나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 또는 오염된 물건 접촉으로 간접 전파된다.
감염되면 발열,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고 심한 경우 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예방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는 없어 해열제 등으로 대증 치료를 한다.
중국 외에도 인도와 미국에서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2의 코로나’, 국내에도 영향 등의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질병청은 “국내에선 특이 동향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이날 “HMPV는 전 세계적으로 흔한 바이러스로, 국내에선 2014년부터 제4급 급성호흡기감염증 표본감시 대상으로 지속해서 감시해 온 바이러스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최근 독감이 크게 유행하는 상황에서 RSV 감염증에 이어 HPMV 감염증도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인 주의가 요구된다”며 외출 전후 손 씻기, 기침예절 실천, 호흡기 증상 발생 시 마스크 착용, 2시간마다 10분 이상 실내 환기 등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