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개발사업 참여·이익 공유…서울에 '지역상생리츠' 나온다

1 week ago 10

서울시가 주요 개발사업에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상생리츠’ 도입을 검토한다. 개발이익을 시민과 함께 나누는 동시에 지역 내 필수 시설에 대한 주민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사업 타당성 분석을 거쳐 시범사업을 선정해 2027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4일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 등 주요 사업에 서울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개발이익을 함께 누리는 새로운 방식의 시민 참여 모델인 지역상생리츠 도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이 개발사업 참여·이익 공유…서울에 '지역상생리츠' 나온다

지역상생리츠는 기존 리츠(부동산투자회사)와 달리 국토교통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해당 지역 주민이 우선 공모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지역 내 개발이익이 시민에게 직접 환원될 수 있도록 하는 점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기존 리츠는 다수에게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이익을 나눠주는 부동산투자회사로 전체 주식의 30% 이상을 지역과 관계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모하는 방식”이라며 “개발이익이 지역 주민보다 외부 투자자에게 분산되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역상생리츠의 신속한 추진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지난달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으로 법적 기반은 마련된 상태다. 올해 하반기 사업 타당성 분석을 거쳐 시범사업을 선정하고 내년에는 지역상생리츠 공모 지침 마련 및 사업자 공모를 한다. 2027년부터 시범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시민참여형 개발 모델 도입이 검토되는 곳은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로 조성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직접 개발하는 B9블록(예정)이 대상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사업 성과와 이익을 함께 나누는 ‘시민 동행 개발’을 추진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외에도 서울시가 직접 개발하거나 매각을 추진 중인 공공부지, 저이용 공공부지를 활용한 민관 협력사업 등 다양한 개발사업에서 지역상생리츠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 서울시는 “지역 내 꼭 필요한 시설임에도 주민 반대로 설치나 운영이 어려웠던 지역 필요 시설과 공공자산 수익사업 등에도 지역상생리츠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11월로 예정된 관련 법령 시행 시점에 맞춰 서울시 여건에 맞는 제도적 기반도 함께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인센티브 도입도 검토 중이다. 또 일반 시민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만큼 투자자 보호장치 강화, 투명한 정보 공개, 안정적인 수익 배당 등 신뢰성 있는 투자 환경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상생리츠 도입과 더불어 부동산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증권형 토큰(STO)으로 발행하는 ‘부동산 디지털 자산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소액 투자자도 상업용 부동산에 쉽게 투자할 길이 열릴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했다.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지역상생리츠는 일부 소수에게만 집중되던 개발이익을 시민과 공유의 영역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시도”라며 “서울시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다양한 개발사업 분야로까지 확장해 시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동행 개발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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