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 '개발호재' 업고 뜬다…문경·전주·춘천 집값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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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신진주역세권 우미린 더시그니처’

경남 ‘신진주역세권 우미린 더시그니처’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북 문경, 경남 진주, 강원 춘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개발 호재, 입주 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강세를 보여 주목된다. 주로 교통망 확충과 산업단지 조성 같은 개발 사업으로 주택 수요가 늘고 있는 곳이다. 미분양 적체가 거의 없는 것도 공통점이다. 최근 분양한 단지가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이들 지역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보다 더 오른 지방 도시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문경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이달 둘째주(지난 9일 기준)까지 4.29%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2.29%)보다 오름폭이 훨씬 크다. 문경은 교통망이 크게 개선된 곳으로 꼽힌다. 작년 11월 KTX 중부내륙선 충주~문경 구간이 개통됐다. 문경에서 경기 성남 판교까지 85분 만에 갈 수 있게 돼 수도권 접근성이 좋아졌다. 문경시가 역세권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는 것도 주택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 준공 11년 된 문경시 모전동 ‘문경코아루’ 아파트는 전용면적 84㎡(16층)가 지난 4월 4억15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4년 전인 2021년 3억원 안팎에 매매된 것을 감안하면 30% 이상 뛰었다.

지방도 '개발호재' 업고 뜬다…문경·전주·춘천 집값 '강세'

문경 인근 상주(3.23%)와 영주(2.77%)도 올해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 지난해 12월 중앙선 안동~영천 구간 복선화로 청량리(서울)~영주~부전(부산)을 잇는 ‘제2의 경부선’ 등이 완성돼 교통 인프라가 개선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진주는 신진주 역세권 개발, 제2 혁신도시 사업 추진 등으로 올해 아파트값이 1.26% 올랐다. 경남 지역에서 가장 많이 뛴 곳이다. 진주시 가좌동 ‘신진주역세권 우미린 더시그니처’는 전용 116㎡ 호가가 최근 8억6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현지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진주는 갈아타기 수요만큼 새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은 곳”이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도 각종 개발 호재로 올해 아파트값이 1.23% 뛰었다. 연말께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개통될 예정이다. 차로 76분가량 걸리던 구간이 33분으로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전주종합경기장 자리에는 마이스 복합 단지를 개발하는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북도청 인근 대한방직 부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시행사 자광은 최고 45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10개 동(3395가구)을 분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충남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많이 뛴 논산(0.97%)은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과 호남선 고속화(대전~논산 구간) 등의 개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 ‘태화강 에피트’

울산 ‘태화강 에피트’

◇입주 물량 감소 등도 영향

지방에서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은 대부분 입주 물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 부족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광역시 중에선 울산이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인기 주거지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울산은 지난해 집들이 물량이 4493가구로 10년 평균(7261가구)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올해(4981가구)와 내년(4355가구) 입주 물량도 4000가구대에 그쳐 새집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HL디앤아이한라가 4월 공급한 울산 ‘태화강 에피트’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44.3 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문경과 상주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입주가 단 한 가구도 없다. 진주는 과거 10년간 연평균 3026가구가 입주했지만, 올해는 1571가구로 반토막 났다. 내년 집들이 물량은 166가구뿐이다. 전주도 과거 10년간 연평균 4659가구가 입주했지만, 올해는 277가구뿐이다.

강원 지역에서는 춘천이 관심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연장 사업 추진 등으로 올해 아파트값이 1.28% 상승했다. 춘천에서는 이달 동면 ‘만천리동문디이스트(569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이라도 개발 호재, 공급 부족 등이 예상되는 곳은 아파트값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미분양이 많다는 인식이 있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면서도 “지방은 거래량이 적고, 인구 유입이 많지 않아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 매매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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