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700선으로 내려앉으면서 상장사들의 생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달부터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퇴출 제도가 시행되자 액면병합을 통해 주가 방어 움직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주가가 1000원에 미치지 못한 종목은 149곳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이 200억원을 밑도는 기업도 221곳에 달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실적이나 재무 상태와 별개로 주가와 시가총액 요건을 우려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난 모습이다.
새 제도에 따르면 이달부터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또는 주가 1000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시가총액 미달 기업은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 200억원을 넘지 못하면 별도 심사 없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주가 역시 일정 기간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퇴출 대상이 된다.
상장폐지 위험이 커지자 일부 기업은 액면병합을 해법으로 꺼내 들고 있다. 액면병합은 여러 주를 한 주로 합쳐 전체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대신 주당 가격을 높이는 방식이다. 예컨대 5주를 1주로 합치면 이론상 주가는 기존의 5배로 올라간다.
회사의 전체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주가를 단숨에 1000원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동전주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대응책으로 꼽힌다. 실제 상장폐지 개혁방안이 발표된 지난 2월 12일부터 상반기까지 코스닥시장의 주식병합 건수는 192건으로 유가증권시장의 약 4배에 달했다.
다만 액면병합이 근본적인 주가 부양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식 수와 표시 가격만 달라질 뿐 실적과 재무구조, 사업 경쟁력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병합 이후에도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주가가 다시 하락해 동전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상장폐지 기준을 일시적으로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액면병합이 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적 개선 없이 주가 요건만 충족하려는 기업이 늘어날 경우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유도하겠다는 제도 도입 취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스닥 기업들은 정부의 시장 활성화 정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는 우량기업 지원과 부실기업 퇴출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코스닥 승강제’의 세부 방안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연기금의 운용 기준인 벤치마크에 코스닥을 5% 반영하고, 국민성장펀드에 코스닥 전용 펀드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제도 개선까지 맞물리면 장기간 부진했던 코스닥 시장에 새로운 투자 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개선과 정부의 코스닥 정책이 수급 쏠림을 완화할 경우 장기간 소외됐던 중소형 성장주로 순환매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낙폭 과대와 주당순이익(EPS) 상향을 동시에 충족하는 코스닥 종목을 중심으로 바텀피싱(저점 매수) 기회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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