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지난해 ‘공동 다승왕’을 거뒀지만 올해 상반기에 유난히 조용했던 배소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5시즌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역전 우승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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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현(사진=KLPGT 제공) |
배소현은 2일 강원 원주시의 오로라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작성했다.
3라운드까지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배소현은 단독 선두 고지원(15언더파 201타)을 1타 차로 쫓는 공동 2위에 올랐다.
배소현은 지난해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KLPGA 투어 데뷔 8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인간승리’의 아이콘이 됐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배소현은 8월 더헤븐 마스터즈와 9월 KG 레이디스 오픈까지 정상에 오르면서 시즌 3승을 차지했다. 이예원, 박현경, 박지영, 마다솜과 생애 처음으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고 골프 기자들이 선정한 ‘기량 발전상’까지 받으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활약 때문에 올 시즌 큰 기대를 받고 시작했지만, 상반기는 예상 외로 조용했다. 14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를 하긴 했지만 ‘톱10’은 2차례에 불과했다. 그중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달 롯데 오픈에서의 공동 3위였다. 상금 랭킹도 27위(1억 9112만원)으로 그저 그렇다.
그러나 배소현은 이번 대회에서 마침내 시즌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1라운드는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60위로 출발했지만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공동 11위로 뛰어올랐고, 이날 경기에서 7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 경쟁에 나섰다.
7번홀(파5) 그린 주변 러프에서 친 10m 거리의 버디가 들어가고, 9번홀(파4)에서는 106m 거리에서 샷 이글을 잡는 등 신들린 듯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배소현은 이날 306.7야드(280.4m), 302.4야드(276.5m), 303.1야드(277.1m) 등 300야드가 넘는 티샷을 3번이나 때려내면서 장타자다운 파워를 과시하기도 했다. 배소현은 이번 대회 1, 2라운드 평균 267.28야드(244.40m)로 출전 선수들 중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배소현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지난달 9월 KG 레이디스 오픈 우승 이후 약 11개월 만에 통산 4승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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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원(사진=KLPGT 제공) |
3라운드 선두는 6타를 줄이고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고지원이다. 고지원은 투어 통산 3승을 거둔 고지우의 동생으로, 올해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주로 뛰며 1부 출전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 정규투어에는 8차례 나와 한 번 ‘톱10’을 기록했고, 드림투어에서는 12개 대회에서 준우승 2회를 기록하는 등 상금 순위 3위에 올라 내년 정규투어 승격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고지원이 3일 열리는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하면 박희영·박주영 자매에 이어 KLPGA 투어 두 번째 자매 우승이 탄생하게 된다.
이날 하루에만 8타를 줄인 성유진도 배소현과 함께 공동 2위(14언더파 202타)에 올라 통산 네 번째 우승 가능성을 부풀렸다.
지난해 공동 다승왕이었지만 올해 아직 우승이 없는 박지영도 5타를 줄이고 단독 4위(13언더파 203타)에 이름을 올리며,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올해 3승을 거두며 상금 랭킹, 대상 1위를 달리는 이예원은 공동 7위(11언더파 205타)에 올랐다. 선두 고지원의 언니인 고지우는 공동 12위(9언더파 207타)를 기록했다.
최근 상승세가 엄청났던 평균 타수 1위 유현조는 공동 37위(5언더파 211타)로 밀려나 8회 연속 ‘톱10’ 진입이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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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사진=KLPGT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