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개혁론 담은 '박제가 고본 북학의' 보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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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9건 문화유산 보물 지정
허준의 의학 전문 서적 '벽역신방'
'구례 화엄사 벽암대사비' 등 보물로

  • 등록 2025-09-04 오전 9:37:59

    수정 2025-09-04 오전 9:37:59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조선 후기 국가의 발전과 부흥을 위한 개혁과 개방의 방법론을 담은 ‘박제가 고본 북학의’을 비롯한 9건의 문화유산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이 됐다.

박제가 고본 북학의.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박제가 고본 북학의’를 비롯해 △구례 화엄사 벽암대사비’ △대혜보각선사서 △예기집설 권1~2 △벽역신방 △합천 해인사 금동관음·지장보살좌상 및 복장유물 △창원 성주사 석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강화 전등사 명경대 △삼척 흥전리사지 출토 청동정병 등 총 9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각각 지정했다고 4일 밝혔다.

‘북학의’는 박제가(1750~1805)가 1778년 청의 북경을 다녀온 뒤 국가 제도와 정책 등 사회와 경제의 전 분야에 대한 실천법을 제시한 지침서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박제가 고본 북학의’는 작성 시기가 초기본에 가장 가깝고, 박제가의 친필 고본(稿本)이라는 점이 분명하고, 박지원(1737~1805)의 친필 서문도 함께 남아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허준의 의학 전문 서적 ‘벽역신방’,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예기의 주석서 ‘예기집설 권1~2’도 보물로 지정됐다. ‘벽역신방’은 1613년 허준이 국왕의 명령으로 편찬한 의학 전문 서적으로 조선 사회의 전염병 유행 실태 및 조정의 대응 방법, 의학 전문 서적의 간행·보급 실체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다. ‘예기집설 권1~2’는 고려 판본으로 희소성이 있으며, 현존하고 있는 국내의 판본 중 제작 시기가 가장 앞선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합천 해인사 금동관음지장보살좌상 및 복장유물. (사진=국가유산청)

불교 관련 문화유산도 대거 보물로 지정됐다. ‘구례 화엄사 벽암대사비’는 임진·병자 양난 이후 화엄사 중창 등 피폐화된 불교 중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벽암대사(1575~1660)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입적(入寂) 3년 뒤에 세워진 비석이다. 비석을 세운 시기, 비문을 지은 사람, 비문 글씨를 쓴 사람, 전액을 쓴 사람을 모두 기록하고 있어 17세기 비석 연구의 기준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

‘합천 해인사 금동관음·지장보살좌상 및 복장유물’은 발원문을 통해 원래 성주 법림사 대장전에 봉안하기 위해 1351년 조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현존하는 고려시대 불교조각이 희소한 가운데 제작 연대까지 명확해 고려 후기 불교조각의 도상과 양식을 밝혀줄 기준작이 된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다.

이 밖에도 중국 임제종의 제11대 제자였던 보각선사 대혜가 송나라 때 편찬한 선종 전적 ‘대혜보각선사서’, 수조각승 승호(勝湖)를 비롯한 조각승들이 1681년 완성해 성주사에 봉안한 ‘창원 성주사 석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등이 보물이 됐다.

삼척 흥전리사지 출토 청동정병. (사진=국가유산청)

공예품도 보물로 지정됐다. ‘삼척 흥전리사지 출토 청동정병’은 2016년 강원도 삼척 흥전리사지 동원 1호 건물지에서 발굴됐다. 오랜 시간 동안 땅속에 매몰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파손 없이 원형 그대로 출토된 만큼, 현존 사례가 희소한 통일신라의 정병 연구의 중요한 자료다. 17세기 목공예 작품 중 기준 자료가 되는 ‘강화 전등사 명경대’도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박제가 고본 북학의’ 등 9건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협조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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