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최인호청년문화상 수상자로 싱어송라이터 장기하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그가 "언어와 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 대중음악에 새로운 미학적 성취를 일궈냈다"고 평가했다.
3일 쿨투라문화예술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최인호청년문화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장호)는 제3회 최인호청년문화상 수상자로 장기하 뮤지션 겸 음악감독을 선정해 발표했다. '싸구려 커피' '그건 니 생각이고' '우리 지금 만나' 등의 음악을 통해 음악과 언어가 만나는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고 동시대 청년들의 정서를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최인호청년문화상은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중심에 선 최인호 작가의 문학세계와 문화예술에 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23년 최인호 서거 10주기에 제정됐다. 한국 청년 문화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한 이에게 시상한다. 역대 수상자는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을 쓴 소설가 김애란, '파묘'를 만든 영화감독 장재현이다.
제3회 최인호청년문화상 운영위원은 이장호 영화감독(위원장), 김홍신 작가, 손정순 쿨투라 대표가 참여했다. 심사는 유성호(위원장, 문학평론가), 이광호(문학·영화평론가, 문학과지성사 대표), 김태훈(음악칼럼니스트, 문화평론가), 윤성은(영화평론가)가 맡았다.
장기하는 만장일치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곡들은 멜로디보다는 리듬, 화음보다는 말맛, 기교보다는 명료한 메시지를 중심으로 창작됐고, 이는 한국 음악 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또 "비판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청년 세대의 감수성을 해석했고, 음악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일상성과 시대성을 대중음악의 최전선에서 직접적으로 반영한 창작자"라며 "이러한 행보야말로 최인호 선생이 강조했던 청년문화의 진정성, 즉 현실과 예술을 연결하며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정신과 가장 맞닿아 있다"고 봤다.
장기하는 수상 소감을 통해 스무 살 음악을 시작할 무렵 1970년대 전후 한국 가요를 들었던 기억을 회상하며 "무엇보다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음악이 품은 '말'이었다"며 "당시의 노래들 속에는 우리가 평소에 쓰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말'이 펄떡펄떡 살아 숨 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저렇게 생생한 말을 내 노래에 담아야겠다, 그게 당시의 제가 했던 생각"이라며 "그 생각은 그 이후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했다. 현재 첫 솔로 정규음반을 만들고 있어 수상이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은 이달 15일 월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대신동에 위치한 예술극장 필름포럼에서 열린다. 상금은 1000만원이다.
시상식에 앞서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최인호 원작 영화 '고래사냥' 학술집 출간기념 사인회를 갖는다. 시상식 이후에는 '고래사냥' 시네콘서트가 심사위원 김태훈 문화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된다. 배창호 감독, 수상자 장기하 등이 참여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