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애 前여가부 장관 “강선우 내게도 갑질했는데, 장관 된다니 기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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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3.24 (서울=뉴스1)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차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3.24 (서울=뉴스1)
문재인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던 정영애 전 장관이 과거 강선우 장관 후보자로부터 갑질을 당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강 후보자가 자신의 지역구에 성폭력 피해자 지원센터를 설치해달라고 요구한 뒤, 어렵다는 답변을 받자 여가부 예산을 삭감했다는 것.

21일 정 전 장관이 전날 지인들에게 전달한 글에 따르면 정 전 장관은 “(강 후보자가) 당시 본인 지역구에 해바라기센터를 설치하려고 제게 요청했는데, 센터 설치를 위해선 산부인과 의사를 비롯해 여러 전문가를 확보해야 했다”며 “산부인과 의사 확보가 어려워 이대서울병원의 이대 총장과 의논했지만, 총장은 ‘개원하며 산부인과 레지던트를 한 명밖에 받지 못해 다음 기회에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그 내용을 강 의원에게 전달하니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냈다”면서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삭감해버렸다”고 덧붙였다. 또 “결국 강선우 의원실에 가서 사과하고 한 소리 듣고 예산을 살렸던 기억이 난다”며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 해결 못 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저도 이런 안 좋은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민주정부 4기의 성공을 간절히 희망하는 저의 진의를 잘 살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4. 뉴스1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4. 뉴스1
실제 강 후보자는 2021년 10월 22일 정 전 장관이 배석한 여가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여성가족위윈회 위원으로 참석해 “서울 서부권 지역에 오랫동안 해바라기센터가 없었다”며 “그래서 저희 지역구에 있는 대형 의료기관인 이대서울병원에 해바라기센터를 설치하기 위해 몇 차례 간담회 하면서 소통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강 후보자는 “이대서울병원에서 해바라기센터를 설치할 경우 의료기관의 책임만 증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장관님 생각을 말해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정 전 장관은 “(해바라기센터 운영 기관에) 시스템 개선과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정 전 장관은 해당 내용에 대해 동아일보에 “해당 글은 한참 (강 후보자) 인사청문 중에 썼던 것인데 어제 거의 인사가 확정된 듯하여 친구들 단톡방에 공유했는데 그게 밖으로 나간 것 같다”고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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